"'조용한 심장질환' 고위험군 동반질환 관리도 필요"

[질병탐구 / 부정맥]인터뷰 / 박진선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

김아름 기자 2025.09.22 10:53:35

박진선 교수

불규칙한 생활 습관 환자 급증세
복용약은 중간에 중단하지 말아야
혈압·혈당 관리와 조기발견 중요

최근 부정맥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조용한 심장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맥박이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통칭하는 부정맥은 단순 두근거림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심방세동을 비롯한 특정 유형은 뇌졸중이나 돌연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맞물려 환자 증가세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예후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한양대학교병원 박진선 심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부정맥에 대해 알아본다. 

Q. 최근 부정맥 환자 수가 증가하는 원인에는 어떤 사회적·의학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부정맥은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통틀어 말합니다. 최근 환자가 늘어나는 데에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이가 들수록 심장·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고혈압·당뇨·심부전 같은 질환이 더해지면 부정맥이 잘 생깁니다. 여기에 스트레스, 수면 부족, 비만, 흡연, 과음 같은 생활습관 요인도 위험을 높입니다.

한편 스마트워치·패치형 심전도 등 진단 도구의 발전으로 예전엔 놓치던 경우까지 발견되면서 진단이 늘고 있고, 폭염 같은 극단적 기후 역시 기존 심장질환자에서 부정맥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여러 부정맥 가운데 특히 심방세동은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뇌졸중과 직결되기 때문에, 부정맥을 이야기할 때 심방세동을 먼저 짚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Q. 심방세동, 심실빈맥, 서맥 등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환자들이 반드시 구분해서 이해해야 할 핵심 차이는 무엇입니까?

A. 부정맥은 종류마다 위험도와 대처 방법이 다릅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덜덜 떨리듯 불규칙하게 뛰어 맥이 불규칙합니다. 혈전이 생겨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심실빈맥/심실세동은  심실에서 생기는 위험한 부정맥으로, 갑작스런 의식 소실·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서맥(느린 맥)은 지나치게 느리게 뛰면 어지럼·졸도가 나타납니다. 원인과 위치에 따라 심박동기가 도움이 됩니다.

Q. 항부정맥제, 전극도자 절제술(카테터 절제술), 인공심박동기, 삽입형 제세동기 등 다양한 치료법 중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A. 부정맥 질환의 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부정맥의 종류, 증상의 정도, 뇌졸중/돌연사의 위험성, 심장 기능, 동반질환, 약물 부작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범주의 부정맥 중 가장 흔한 부정맥인 심방세동 치료의 큰 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항응고(혈전/뇌졸중 예방)치료입니다. 또 심박수 조절(너무 빠르게 뛰어 심부전 등을 일으키지 않도록)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리듬 조절(원래의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하는 치료법: 약물 또는 카테터 절제술)입니다. 최근에는 카테터 절제술(냉각/고주파/펄스장 등) 이 안전성과 효율이 개선되어, 재발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맥/전도 장애는 심박동기, 위험한 심실 부정맥이나 심근증/심근 경색 후 고위험군은 삽입형 제세동기 삽입을 고려합니다. 

Q. 부정맥과 뇌졸중 위험은 밀접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예방을 위해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A. 부정맥 중에서도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심방세동 관리의 첫 번째 목표가 뇌줄중 예방입니다. 
가장 먼저 내 위험도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의사는 나이·혈압·당뇨·심부전 여부 등을 합쳐 뇌졸중 위험 점수(예: CHA₂DS₂-VASc)를 계산합니다. 점수가 높으면 항응고제가 필수입니다.

또한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약은 중간에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중단하면 뇌졸중 위험이 되려 올라갑니다. 이와함께 생활관리도 치료에 포함됩니다. 혈압·혈당 관리, 절주, 금연, 규칙적 수면·운동, 적정 체중은 재발·합병증을 함께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조기 발견 입니다. 두근거림이 없어도 스마트워치 알림, 건강검진 심전도 이상이 보이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국내 의료 현장에서 부정맥 환자 관리의 가장 큰 한계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환자는 늘고 치료 선택지는 많아졌습니다. 다음 과제를 풀어야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의 전체 예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조기 발견의 격차 줄여 나가야 합니다. 무증상·간헐성 부정맥은 놓치기 쉽습니다. 웨어러블·패치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접근성을 높이고, 1차 의료—전문의—시술센터가 끊김 없이 연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표준 진료의 일관성이 유지돼야 합니다. 항응고 기준, 절제술 적응증, 심박동기·ICD 판단 등 가이드라인 기반의 표준화가 더 촘촘히 적용되면 지역·병원 간 격차가 줄어듭니다. 고위험군 동반질환 관리도 필요합니다. 고령·심부전·암 치료 중 환자 등 다학제 협진(카디오-온콜로지 포함)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생활환경 대응이 시급합니다. 폭염 시 행동수칙, 탈수 예방 교육 등 현실적인 안내가 현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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