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쟁에 검사결과 연동 중단"…내과의사회 "정상화 촉구"

이지스헬스케어-씨젠의료재단 분쟁으로 두 달째 연동 중단
"진료 지연·수기 입력 오류 우려…중단 방지 관리 기준 요구

김아름 기자 2026.08.31 17:21:26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와 검사 수탁기관 간 분쟁으로 검사결과 전산 연동이 중단된 가운데 내과의사들이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정상화를 촉구했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곽경근)는 31일 이지스헬스케어와 씨젠의료재단 간 분쟁으로 검사결과 전산 연동이 중단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양측의 법적 공방과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 일선 의료기관과 환자들이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과의사회는 두 회사의 사적 계약관계나 소송의 구체적인 시시비비는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환자 진료에 직접 연결된 검사결과 연동 기능까지 분쟁의 영향으로 중단된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중재를 요청했음에도 양측이 검사결과 전산 연동 유지라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태를 장기화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내과의사회는 "필수적인 진료 지원 기능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행태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기업 간 분쟁과 의료기관의 정상적인 진료권은 분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편은 구체적이다. 의료기관에서 EMR은 단순히 환자 정보를 입력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처방과 검사 의뢰, 검사결과 확인 등 진료 과정 전반을 연결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의료기관 역시 이러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검사결과 연동이 중단되면서 의료진은 기존처럼 EMR에서 검사결과를 바로 확인하지 못하고 별도의 웹페이지에 접속해 검사 수치를 확인한 뒤 필요한 내용을 차트에 직접 옮겨 적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내과 진료에서는 과거 검사결과와 현재 검사결과를 연속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화혈색소와 지질 수치, 갑상선 기능검사 등은 한 번의 검사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전 수치와 비교해 변화 추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내과의사회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의료진이 매번 별도의 시스템에 접속하고 검사결과를 다시 입력해야 하는 과정이 진료시간을 늘리고, 수기 입력 과정에서 숫자나 검사 항목이 잘못 입력될 가능성까지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연동 중단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행정 소모와 진료 부담을 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의료기관과 환자들이 짊어져야 하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내과의사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검사결과 전산 연동의 즉각적인 정상화 △연동 정상화 또는 대체 수단 마련에 따른 비용과 불편을 의료기관에 전가하지 않는 것 △정부와 보건당국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다만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의료기관에 새로운 행정적 부담이나 의무를 추가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검사 수탁기관을 선택하는 것은 환자의 상태와 검사 정확도, 서비스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의료진의 판단 영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사업자 간 이해관계에 따라 의료기관이 기존에 정상적으로 이용하던 연동 기능이 중단되고, 그 결과 의료진의 합리적인 수탁기관 선택권까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과의사회는 "지역 의료기관이 EMR을 도입하는 것은 환자 정보의 단순 입력을 넘어 처방, 검사 의뢰, 결과 확인 등 진료 과정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EMR은 어디까지나 진료를 돕기 위한 도구이지 의료기관의 선택권을 좌우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간 분쟁으로 일선 회원들의 진료권과 환자 안전이 더 이상 휘둘리지 않도록 모든 정당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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