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삶의 질 결정

[민호균 원장의 깨알건강백서]

“저는 갑상선이 좀 있어요!” 갑상선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그리고 “갑상선이 있으면 미역, 다시마를 먹으면 안 돼, 갑상선 약을 한번 먹으면 평생갑상선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술은 하지 말고 약도 웬만하면 먹지마!” 이런 말들을 예전에 많이 했다.

그러나 요즘은 아예 “갑상선은 수술도 할 필요가 없어.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야”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그것도 지상파 방송에서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만한 병원의 유수한 의료진들이 마이크 주위에 병풍처럼 줄을 지어 발표를 하는 것을 보니 몸에 칼을 대기 싫은 환자 입장에서는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환자들이 말하는 "갑상선이 좀 있다"라는 뜻은 갑상선에 관한 질환이 있다는 뜻이다.

갑상선은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기관이기 때문에 첫 번째로 기능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문제에는 호르몬을 너무 많이 생산하는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호르몬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그리고 통증을 유발하는 갑상선 염증과 임신과정 중에 갑상선에 문제가 발생하는 산후 갑상선염 등이 있다.

이러한 기능항진증상과 저하증상에 처방하는 약은 전혀 다른 약이다.

산모가 갑상선 기능저하증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는 태아의 성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반드시 갑상선 호르몬을 잘 복용해야 한다. 반면 기능항진증 약은 태아의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최소 양을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두 번째로 갑상선에는 여러 가지 혹이 많이 발생하는데 갑상선에 발생하는 혹은 양성과 악성이 있다. 양성혹에는 단순양성, 비정형병변, 여포성병변이 있다.

악성혹중에는 분화암과 미분화 암이 있으며, 각각의 병변은 또다시 세부 병변으로 나눠져 각각의 치료방향이 달라진다.

따라서 단순히 갑상선이 있다는 뜻에는 빛과 그림자만큼이나 정반대의 증상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먼저 어떤 갑상선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진단에 맞는 개별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서로 다른 모든 갑상선 질환을 한 번에 뭉뚱그려서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거나 갑상선암은 무조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는 의사의 말을 믿어서는 곤란하다.

갑상선은 임신과 태아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갑상선기능은 삶의 질을 결정한다. 갑상선암의 전이가 일어나게 되면 완치가 불가능해진다. 삶의 질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도움말: 청담유노외과 민호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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