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규제개혁으로 해외시장 진출 날갯짓

[창간50주년 특별기획4-식품업계 ‘수출이 힘이다’]

우리나라 전통적 수출효자 종목인 조선·해운·철강업계가 내우외환으로 술렁이는 가운데 식품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식품산업 시장규모는 6조1000억달러로, 자동차 시장의 4.9배, IT시장의 3.8배에 이르고 있다.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수출 최고 효자산업이었던 철강, 조선업은 최근 정부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얼어붙은 반면 한류 열풍과 맞물려 국내 농식품 수출은 활기를 띠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간(24억7000만달러) 대비 2.9% 증가한 2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많은 규제가 식품기업의 수출 길과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식품업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고 식품산업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에 나섰다.

식약처 해외식품기준 개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식품업체들의 수출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 그 의미를 더했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지난달 17개 식품업체 대표들을 초청, 기업들이 식품을 수출하면서 겪은 걸림돌과 식약처에 요청하고 싶은 사항을 직접 듣고 향후 개선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그동안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이 식품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국가들의 규제정보를 제공하거나 식품기준 장벽을 우리나라 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수출지원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우리나라 김치에 중국 ‘절임채소(파오차이)’의 대장균군 기준이 적용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우리나라 김치의 중국수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에 삼계탕을 수출하기 위해 삼계탕에 중국의 ‘통조림식품’ 기준이 적용토록 하고, 중국 ‘과자’의 미생물 기준이 개정되도록 해 우리나라 과자의 중국 수출 길을 열었다.

식약처는 미국 FDA의 우리나라 식품업체 현장 실사, 중국 정부의 우리나라 유업체 현지 실사 등을 지원해 미국, 중국 등에 식품, 흰우유(살균유) 역시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또 유럽연합(EU)·일본·미국·중국 등 해외 국가의 기준, 제도, 법령 개정과 관련된 정보들을 신속하게 제공해 기업체들이 수출 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발빠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국제식품 분류에 없던 국산 참외를 ‘Korean melon’
으로 명칭 등록하고 ‘멜론류’로 분류해 기존의 홍콩,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EU,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수출국 정부와의 소통협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AQSIQ),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산하 국가식품안전위해평가센터(CFSA)와의 정례회의를 통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식품위생 안전과 관련해 태국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과의 수출입 식품안전관리 업무제휴(MOU) 체결도 추진한다.

다음으로 정부부처 간 통상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과 수산물 FDA 실사 등 협업을 통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수출 비관세장벽 해소 협의체’와 ‘수출업체 CEO와의 간담회’를 활성화시켜 수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우리나라 식품의 수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농식품부 2017년 수출 100억弗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오는 2017년까지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농식품 수출목표는 전년대비 32% 성장한 81억달러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중국, 이슬람권, 일본 등에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급부상하고 있는 할랄푸드 시장과 유럽으로까지 우리 농식품의 수출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우리 농수산식품의 유럽지역 수출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자국 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유럽의 국가에 수출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식품의 유럽시장 진출은 향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올해 5월을 기준으로 유럽 농수산식품 수출은 전년대비 약 4% 증가한 2억1000만달러를 나타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EU 28개국을 관할하는 파리지사를 중심으로 소비자 타깃을 세분화해 오피니언리더 및 소비자 체험마케팅, 소비자 접점채널을 공략하는 판촉행사를 통한 현지 유통매장 입점,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돕는 현지화 지원사업 등 다양한 수출마케팅지원사업을 동원해 유럽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협소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는 국내 식품업체들의 고군분투 수출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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