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인프라 구축 신약·의료기기 개발 '산실'

[창간50주년 특별기획3-대형병원 임상연구센터를 찾아서]

지난해 임상승인 675건 중 국내사 245건 11% 증가

효능군별 항암제·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순

기관별 서울대병원·아산·신촌세브란스·서울성모 순


국내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신약개발의 산실 역할을 하는 임상연구의 역할과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임상연구는 신약이나 의료기기, 새로운 시술법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연구로 의료 질적 수준 향상, 의료비 절감과 신약, 의료기기 등 산업적 가치 창출을 통한 경제 성장의 달성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다국가 임상시험 등 연구 활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정부가 지속적으로 임상연구에 투자해 왔다. 미국의 경우 NIH(미국국립보건원)를 통해서 임상연구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왔으며, 최근 오바마 의료개혁법안의 통과를 계기로 임상연구의 획기적인 확대강화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일본은 2007년 ‘New 5-Years Clinical Trial Activation Plan’을 수립하고 임상연구 인프라 강화, 인력 양성, 효율적 임상연구 관리 등을 통해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생활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내 실정에 맞는 근거중심의학의 확립을 통한 의료의 질 향상 및 국민건강 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고, 선진국 임상시험 인프라 구축을 통한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 등 의약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주로 외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을 수입하거나 제너릭 의약품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경향이어서 국내 임상시험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제도가 분리되지 않아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허가와 품목허가(임상시험용의약품)를 받아야 했다. 이후 특허제도 등 제약 환경의 변화에 따라 2000년 이후 국내 제약업체들이 신약 등 의약품 개발에 관심이 많아지고, 외국 신약에 대해서도 가교시험이 의무화되는 등으로 국내 임상시험이 실시돼야 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신속한 의약품 개발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다국가 임상시험’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다국가 임상시험은 하나의 공통된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해 많은 국가의 병원에서 다수의 시험자(의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임상시험의 형태이다. 다국가 임상시험은 반드시 해당 국가의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많은 피험자를 모집하여 임상시험을 신속히 수행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다국가 임상시험은 임상시험 관련 제도가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돼야 하고,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이나 시험자(의사)들의 수행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아울러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피험자 보호 등 윤리적인 분야의 기준 강화가 중요하다.

제약사의 임상시험 승인건수 증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총 675건으로 이중 국내사가 245건으로 2014년(220건)대비 약 11%증가했으며, 다국적제약사의 승인건수는 295건으로 3.9% 증가에 그쳤다.

이는 최근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다국적 제약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이 줄어들고 국내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다국가 임상시험과 연구자 임상시험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승인된 임싱시험은 국내사의 증가와 함께 효능군으로는 항암제가 늘었고 수도권, 대형병원의 집중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의 1상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2014년 152건에서 148건으로 감소했으나 2상 임상시험은 42건 승인으로 전년대비 68%, 3상 임상시험도 53건으로 26% 각각 증가했다.

2상과 2상이 늘어난 것은 의약품 개발을 위한 퉂자가 활성화되고 1상 임상시험에서 제품화 가능성을 확인한 품목들이 다음단계 임상으로 진입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국적제약사 임상시험의 경우 그동안 3상임상에 집중됐으나 작년에는 3상이 다소 감소한 반면 1상과 2상은 늘어났다.

다국적제약사의 초기 단계임상증가는 대학병원 등 국내 임상시험기관의 인력, 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졌고 신뢰도가 높아져 제품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초기 단계 임상을 국내에서 많이 실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상시험 승인현황을 보면 항암제의 승인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을 효능군별로 보면 △항암제 255건 △심혈관계76건 △중추신경계 46건 △내분비계 42건 등의 순이었다.

항암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연도별로 △2010년 124건(다국가 72건, 국내 52건) △2012년 184건(다국가(110건, 국내 74건) △2014년 210건(다국가 135건, 국내 75건) 등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항암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항체항암제 등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임상의 증가도 긍정적이다.

수도권 임상 편중현상 여전 

국내 임상시험은 2011년 209건에서 2015년 245건으로 증가했는데 국내 환자들의 임상참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여전히 임상시험이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 임상시험 현황을 보면 서울이 1704건으로 5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440건, 14.4%) △부산(196건, 6.4%) △대구(164건, 5.4%) △인천(121건, 4%)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실시기관별로는 서울대학교병원(253건, 8.2%), 서울아산병원(243건, 7.9%),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224건, 7.3%),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133건, 4.3%)등의 순서였고 이들 빅5의 점유율은 35.7%에 이르렀다.

제약사별로는 국내제약사의 경우 종근당이 30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이어 한미약품(18건), 일동제약(11건)등의 순이었다.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한국노바티스(18건), 한국얀센(18건), 한국MSD(17건), 한국아스트라제네카(15건)순으로 나타났다.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유전자재조합의약품(159건), 세포 유전자치료제(30건), 생물학제제(14건) 순이었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은 항체의약품 등 개발 증가 연향으로 2014년 109건에서 2015년 159건으로 약 46%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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