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국내 제약업계에 득일까 실일까

[기자수첩]

미국 대선투표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되자 국내 제약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투표결과가 발표된 9일, 제약-바이오주 증시는 전일대비 평균 4.41% 하락했으나, 다음날에는 무려 7.98% 상승했다. 하루 만에 지옥과 천당을 오간 셈이다.

이러한 널뛰기식 주가 변동의 이면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방향이 국내 제약업계에 “득이 될 지, 실이 될지 모르겠다”는 불확실성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강조하던 약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른바 '오바마 케어'의 폐지를 주장했다. 약가에 대한 정부의 개입 없이 오로지 시장경쟁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 소비자의 의약품 선택권이 확대되어, 기술수출이나 유통계약을 맺은 국내 제약사 제네릭 의약품 등의 미국 수출 진입장벽이 해제되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체제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반대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국내 제약업체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는 한-미 FTA와 주한미군 방위분담비 전면 재협상, 산업 전반의 자국 우선정책 기조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국내 증시에 전반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출보다는 내수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아직 확신하기엔 이르다. 트럼프가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새로운 의료보험 정책을 세우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제약·의료 분야에 대한 공약을 상세하게 밝힌 적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케어’를 완전히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어, 취임 후 확실한 정책 방향이 세워지기 전까지 제약업계의 ‘트럼프 쇼크’는 어떤 방향으로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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