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눈높이 맞추려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 충족해야”

장덕철 장스푸드 대표, HACCP 염두에 두고 공장 설계…국내 최고설비 유지


외식업계에선 “장스푸드를 모르면 이쪽 업계 사람이 아니다”고 할 정도로 장스푸드는 이 분야에서 꽤 알려진 업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회사인 한미에프쓰리와 함께 200여개의 외식업계 본사에 햄버거용 패티, 레스토랑용 스테이크류, 간식 및 스낵용 제품, 안주 및 반찬용 육제품, 양념, 튀김옷 및 빵가루 도포, 튀김 등 각종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스푸드와 한미에프쓰리 거래업체는 맥도날드, 버거킹, KFC, 코스트코 등 글로벌 업체와 롯데리아, 롯데삼강, CJ, 파리바게트 등 국내 굴지의 외식 및 베이커리 업체 등이 총 망라됐다.

장스푸드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2만1223㎡의 대지위에 4169㎡의 전용공장을 갖춘 육가공 전문 업체이다. 지난 2014년에 준공된 이곳 아산공장은 글로벌 스텐다드에 부합하도록 최상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버거킹 등 글로벌 기업에게 식자재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엄격한 품질기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공장을 건립할때 유명 글로벌 QSR 육가공공장 생산라인 설비작업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을 건설할 때부터 생산설비와 기술 등을 이들 글로벌 업체들의 까다로운 기준에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생과 안전, 그리고 품질에 완벽을 기할 수 있었다.

장스푸드 장덕철 대표는 “버거킹이 승인한 국내 육가공업체는 장스푸드 등 4개업체 밖에 되지 않는다”며 “장스푸드가 중소기업이지만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다 보니 버거킹 등 주요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많은 물량을 거래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곳 생산라인은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공수해 온 고성능‧다기능 수입기계들로 채워졌다는 점이 다른 곳과 차별화를 이룬다. 국산으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품질기준을 맞출 수가 없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수입기계로 설비를 갖춘 것이다. 일례로 냉동시설의 경우 단기간에 영하 22도 이하로 냉동해야 하는데 국내 설비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급속 냉동은 수분증발을 막아 질 좋은 상태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냉동시설에 하자가 있으면 제품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업체의 경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다보니 최상의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이곳 장스푸드의 설비는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장덕철 대표는 “글로벌 외식업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면서 “최고의 생산설비와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장 설립 초기부처 HACCP 염두에 두고 설계

공장 설립 초기 단계부터 HACCP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만큼 최고의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서 10년 동안 경험을 쌓은 HACCP 관련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분야도 동종업계에 있어서 최강이다. 더구나 직원들의 이직률이 적고 업무분할이 잘 되어 있어 HACCP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장스푸드의 직원 구성을 보면 다소 색다르다. 지방 중소기업에서 흔히 볼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단 한명도 없는 반면 젊은 직원들이 많다는 점이다. 입사를 하면 웬만해선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 다른 업체보다 대우가 좋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장 대표의 설명을 듣다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장 대표는 지난 2007년 가족회사인 한미에프쓰리를 인수할 때 회사 정관의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바꿨다. 그리고 종신제를 약속했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애사심은 물론 업무능률과 생산성이 높아졌다. 

한미에프쓰리는 인수 이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이 45%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이 14억원에서 26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장스푸드도 예외는 아니다. 장스푸드는 설립이후부터 2014년까지 OEM(주문자상표부탁방식)생산을 병행했다. 순수 생산을 시작한 지난해 매출은 전년의 141억원에 비해 12.1% 증가한 158억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장스푸드가 고성장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품질관리 노력에 기인한다. 장스푸드는 지난 10월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HACCP 운영 모범업체로 선정되어 식육가공업 분야 인증원장상을 받았다. 사실 모범업소 선정 기준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전년도 조사평가 결과, 선행요건 프로그램에서 지적사항이 없고 HACCP 관리 평가결과가 95% 이상의 업소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HACCP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축산물의 안전과 위생을 책임지는 선진 안전관리관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공 및 유통 등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해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위해요소 발생 우려가 큰 공정을 중요관리점으로 지정, 중점 관리하여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축산물은 농산물이나 수산물에 비해 미생물이나 세균에 의해 변질될 위험이 높아 HACCP의 필요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HACCP는 지난 59년 우주개발계획 중 우주인에게 무결점 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美 항공우주국(NASA)의 요청으로 식품회사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93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식품안전성 확보수단으로 각국에 HACCP 도입을 권고하고 95년 WTO/SPS 협정이후 교역식품에 HACCP를 적용토록 요구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각국이 서둘러 HACCP를 도입하고 있다.

매년 100회 이상 전문가의 고강도 품질검사 받아

장스푸드는 2014년 HACCP 인증을 받은 이후 외부교육과 자체교육, 현장 개선, 매뉴얼 개정, 품질향상 등을 통한 안전한 식자재 공급에 주력해 오고 있다. 특히 매년 100회 이상 외부 전문가들의 고강도 품질검사를 받는가 하면 품질과 이물관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장덕철 대표의 안전과 위생에 대한 시각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장스푸드 아산공장은 주요 가공실과 작업실, 해동실, 포장실 등이 외부와 완전 분리되어 있다. 공장 내부는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취재진은 공장 내부를 취재하기 위해 ‘관리자 통제에 따른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한 후 위생복과 위생모, 위생장갑, 위생장화,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서야 비로소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장덕철 사장은 "이번 HACCP 운영 모범업소 선정이 식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고객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HACCP 사후관리에 투자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 장덕철 장스푸드 대표 ]

회사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장스푸드는 주로 QSR(퀵서비스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및 일반 소비자용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가공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가족회사인 한미에프쓰리와 함께 200여 외식업체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 홍콩 등 9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경영방침이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롤 모델은?
일본과 미국 두 개의 회사가 롤 모델이다. 일본 ‘미라공’은 건설장비를 만드는 회사인데 정년 70세를 보장한다. 신기한 것은 진급 대상자를 선정할 때 추첨을 통해 하는데도 어느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간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공평하게 진급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적자가 나지 않았다고 들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연구해볼만하다. 연봉은 대기업의 80% 선이지만 업무량은 1.5배나 많다. 월급은 적고 일을 많지만 일본 미라공 처럼 지금까지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 아마 투명한 경영으로 노사간에 믿음이 쌓였기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도 실패할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도피해서는 안된다. 특히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위법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최근에 국세청으로부터 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어떤 상인가?
국세청 개청 50주년을 맞아 모범 납세자 청장상을 수상했다. 당연한 일을 한건데 ...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크게 성장하는 회사보다는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회사를 구현하는 것이 장스푸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이다. 정당하게 열심히 일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참고로 우리 회사는 매월 매출액의 0.1%를 기부하고 있다.

  


강성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