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100세 시대를 위한 ‘해피드럭’ 개발 붐

[신년 기획특집1-안티에이징 헬스라이프] 삶의 질 높이는 미래의약품 개발 현황

안티에이징 헬스라이프 시대가 열리면서, '해피 드럭(Happy Drug)'이 주목받고 있다.

해피드럭은 일반적인 의약품과는 달리 질병 치료와 직결되진 않지만, 삶 곳곳에 있는 불편함을 해소해 삶의 질을 높여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의약품이다.

그 동안 국내 해피드럭 시장은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와 탈모 방지제가 주를 이뤘다. 소비자층도 한정돼 있었고, 그 범위도 좁았던 것. 그러나 '100세 시대'가 열림과 동시에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해피드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다양한 해피드럭 파이프라인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해 국내 제약사들도 삶의 질을 높이는 미래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성생활 개선제의 진화... 男→女로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1998년 첫 제품인 화이자의 '비아그라' 이후 '시알리스'와 각종 제네릭, 필름형 제제 등이 꾸준히 출시되며 호황을 맞았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15년 기준 1000억원대를 웃돈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그 동안 성생활 개선제의 대상에서 여성은 제외돼 있었다. 이에 외국에서는 이전부터 성욕 감퇴로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의 성욕을 강화하는, 이른바 '핑크 비아그라'라 불리는 여성용 성생활 개선제의 개발에 들어갔다.

2015년 8월에는 최초의 여성용 비아그라인 '애디(Addyi)'가 美 FDA 승인을 받고 판매를 개시했다. '애디'는 성관계 시 충동 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고 성욕을 감소시키는 세로토닌 분비를 감소시켜 성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을 한다. 그러나 효과에 비해 오심, 졸림, 현기증, 졸도 등 부작용이 커 일전에도 FDA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허가 반려를 받은 바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핑크 비아그라'의 대표 주자는 팔라틴테크놀로지사(Palatin Technologies)가 개발 중인 '브레메라노타이드(bremelanotide)'라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지난 11월 성욕저하장애 진단을 받은 1200명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4주에 걸쳐 진행된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증명했으며, 부작용 역시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라틴테크놀로지는 2017년 말 '브레메라노타이드'의 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기전 비만치료제 등장 기대

비만 치료제는 성생활 개선제와 함께 해피드럭 분야의 양대산맥이었다. 그러나 10여년간 시장을 지배해왔던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이 지난 2010년 뇌졸중과 심장발작 등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을 이유로 시판이 중단되면서 2009년 1000억원대에 이르렀던 비만 치료제 시장은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 깊은 침체기에 빠졌다.

그러던 비만치료제 시장은 2015년 3월 일동제약의 '벨빅' 출시에 이어 작년 6월에는 광동제약의 '콘트라브' 발매로 오랜만에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美 아레나제약이 개발한 '벨빅'은 출시 이후 연매출 130억원을 돌파하면서 '리덕틸' 논란 이후 약 6년만에 등장한 매출 100억원대 비만 치료제로 떠올랐으며, 오렉시젠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콘트라브'는 세계 최초로 FDA와 EMA에서 동시에 승인을 받은 식욕억제제로 국내 발매 이후 4개월 동안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사 기술로 개발 중인 신기전 비만 치료 신약들도 임상이 한창이다. 종근당이 자프겐사에 기술수출한 '벨로라닙(Beloranib)'은 미국에서 임상 2b상을 마쳤고,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 역시 지난 12월초 공급 및 환자 모집 문제로 글로벌 임상이 잠시 중지되긴 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시험 일정을 진행 중이다.

대증요법에서 치료 단계로, 치매 치료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노년 정신건강을 위한 약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활기를 띄는 분야가 바로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종류의 치매 치료제다.

기존 치매 치료제는 근본적 치료 보다는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개선시키는 대증요법으로서의 역할이 강했다. 그러나 바이오 항체의약품 시대가 열리며 기존 기전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치매의 근본적 치료에 접근하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항체의약품 연구개발 분야에서 치매치료제는 면역항암제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국내 바이오기업 네이처셀은 지난해 11~12월에 걸쳐 줄기세포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스트로스템'의 국내 식약처와 美 FDA의 임상 1, 2상을 신청했으며,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12월 중/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매 치료제 'GV1001'의 임상계획을 승인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2020년경 국내외에서 연구 중인 치매 치료제 바이오 신약들이 본격 출시됨과 동시에 치매라는 질병을 정복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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