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바이오가 대세

[신년특집 2-뜨는 바이오 뛰는 기업] 국내 제약산업 수준 한 단계 끌어올릴 열쇠 역할 기대

정보화 시대로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을 거쳐,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이 중 특히 미래 먹거리로 주목되는 핵심 분야가 바로 바이오 산업이다.

전세계 바이오 시장 규모는 매년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4년 2조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바이오 경제' 시대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의약품, 헬스케어 등 질병 치료와 생명연장에 관여하는 이른바 '레드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가량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0년 전세계 상위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절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범세계적인 수명 연장과 고령화 등으로 인해 레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 같은 수요는 향후 수십년 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망 산업→실용적 성과로 거듭난 바이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바이오 산업은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유망산업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기업 투자나 정부지원 역시 현재가 아닌 미래 가능성에 투자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를 필두로 한 국산 바이오 신약들이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고, 인천 송도에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수백억 규모의 계약들이 속속 성사되며 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은 현실로 다가왔다.

비록 아직까지는 미국과 유럽 등 전통적인 제약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긴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판 등에 이어, 최근에는 세계 최초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4가 백신을 상용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정부 역시 바이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육성 지원 정책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 동안 케미컬 제네릭 의약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오던 국내 제약사들도 바이오 신약 개발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으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수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수십~수백억원 대 기술수출 뉴스가 연이어 전해지는 한편, 직접 해외 승인을 받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경우도 다반사다.

국내외 환경 역시 바이오 경제 시대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올해에만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당뇨병 치료제 '노보로그 믹스(인슐린)' 등이 미국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내년까지 '아바스틴'과 '루센티스',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티사브리(나탈리주맙)', 대장암 치료제 '벡티빅스(파니투무맙)', 모상세포백혈병 및 만성B형간염·간암 치료제 '페가시스(IFNα)' 및 'PEG-인트론(IFNα)' 등의 주요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만료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 승인 건수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2011년 106건이던 바이오 의약품 임상승인 건수는 2015년 203건으로 늘었다. 2011년부터 5년 간 국내 제약사에서 임상을 승인받은 바이오 의약품은 총 273건에 이른다. 품목허가 건수도 2011년 31건에서 2015년 53건으로 늘어났다.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다국적제약사 제품을 제외하더라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바이오가 불러올 제약산업 대격변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엘지생명과학, 대웅제약, 셀트리온, 종근당, CJ헬스케어 등이 '휴미라(아달리무맙)',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맵), '엔브렐(에타너셉트)',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네스프(다베포에틴알파)' 등 유명 바이오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녹십자, 바이로메드,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 등에서 7종 이상의 유전자치료제를 국내 및 글로벌 임상 진행 단계에 있으며, 다양한 질환에 쓰일 수 있는 줄기세포치료제 및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이미 바이오 시대는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성과를 필두로 2016년에만 안트로젠, 휴온스, 에스티팜 등 12곳의 바이오기업이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했으며, 그동안 피인수 대상으로 여겨졌던 바이오업체가 중견 제약사를 인수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바이오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은 대격변을 맞이할 것이다. 아직까지 전세계 제약 순위 top 50 안에 드는 국내 제약사가 없지만, 바이오시대가 열림과 동시에 상황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코스닥-코스피 상장 바이오기업 목록(자료제공 한국바이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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