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신약 플랫폼기술 ‘펜탐바디’로 재도약 노린다

면역세포-종양세포 각각 동시 결합... 항암 치료효과 높여

▲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펜탐바디'를 발표하는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

작년 한 해 잇따른 계약해지로 위기설이 제기된 한미약품이 새로운 신약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PENTAMBODY)'를 공개하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한미약품의 새로운 프로젝트 '펜탐바디'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최고 권위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이 자리에서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은 북경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혁신신약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와 이를 적용한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이중항체 플랫폼이란?

펜탐바디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항체의약품은 하나의 특정 항원과 결합해 질환이나 자가면역반응 등을 방해한다. 그러나 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가 두 개의 항원에 동시 결합하는 기술이다.

이중항체는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한 분야다.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70여건 가량의 이중항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CJ헬스케어, 에이비엘바이오, 와이바이오로직스, 파멥신 등이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신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상용화된 약물이 많지 않은 상태다.

▲동시에 두 항원과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모식도

이러한 이중항체가 활발히 활용되는 분야는 면역/타깃항암제 분야다. 암은 단순히 하나의 원인으로 발병/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 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저해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면역세포 표면상의 단백질 PD-1 에 작용하는 anti PD-1 항체 '옵디보'는 면역세포 표면상의 단백질 CTLA-4에 관여하는 항체 '여보이'와 함께 한 병용요법에서 다양한 암에 대해 단독요법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항체는 한 번의 투여만으로 이 같은 병용투여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의 약을 하나로 줄일 수 있어 경제적 부담 및 투약 횟수가 줄어들고, 치료법에 있어서도 추가적인 면역항암제 병용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어 상용화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적용한 펜탐바디

북경한미약품에서 개발 중인 펜탐바디는 Y자 모양으로 생긴 항체의 N말단 측 항원 접합부위가 각각 면역세포(immune cell)와 종양세포(tumor cell)에 각각 동시 결합한다. 즉, 평소에는 넓은 부위에 무작위로 퍼져 있는 면역세포가 펜탐바디로 인해 암세포에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는 것이다. 펜탐바디는 이렇게 한 곳에 모인 면역세포와 암세포 간의 상호작용으로 암을 공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펜탐바디는 체내 면역세포가 가진 치료 효과를 체내에서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항체 IgG와 유사 구조를 띄고 있어 반발작용이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IgG는 2차 면역 반응 과정에서 다량 생성되는 항체로, NK세포(자연살생세포) 활성화를 비롯하여 대식세포(macrophage) 및 뉴트로필의 식균작용을 돕는다. 체내 안정성과 생산효율이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전임상 결과에서 펜탐바디 이중항체는 두 가지의 단일항체를 각각 병용투여 한 것보다 항암효과가 우수하고, 면역세포와 종양세포의 접합 유도 효과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펜탐바디는 전임상 단계이기 때문에 후보물질과 표적 질환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한미약품은 펜탐바디 플랫폼을 이용한 각종 암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연구를 추진할 전망이다.

한편,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의 핵심 기반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당뇨·비만 영역 외에도 희귀질환치료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글로벌 제약기업과의 파트너십, 중국시장 전략,  JVM(의약품 관리 자동화 시스템 기업) M&A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사장은 “전세계 최고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미약품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지속적인 R&D 투자와 새로운 플랫폼 기술 개발을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사노피와의 퀀텀 프로젝트 기술수출 계약 일부 해지로 인해 2016년 1조 클럽 진입이 불투명해진 한미약품에게 이중결합 항체치료제 플랫폼 펜탐바디가 재도약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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