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협 "일련번호 현 상태론 수용불가"

최종이사회 개최…바코드 표준화. 벌크단위 규격화 문제해결 필수

의약품유통협회가 오는 7월로 예정된 일련번호 의무화제도와 관련해  유통업체의 원활한 업무에 차질을 초래하는 핵심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제도시행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황치엽)는 지난 8일 최종이사회에서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황치엽 회장은 “협회는 제도 시행의 원활함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요구하는 것이지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제도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표준화, 어그리게이션 문제 해소등 일련번호 제도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 상황에서 제도가 시행되는 것은 무리수가 분명하며, 이는 유통업체로서는 범법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유통업체의 수용에 필수적인 요구와 문제점을 복지부에 집중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회 TF팀은 “지난 2년간 정부측에 우리의 요구사항을 줄기차게 요청하였으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단지 유통업체의 인프라 구축만으로 동제도가 제대로 시행될수 있는 사항은 아니었음에도, 일정에 맞춰 유통업계의 준비만 재촉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코드의 표준화와 묶음단위(어그리게이션)의 규격화가 현재 제도 시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조건으로 제시됐다.

바코드의 다양화는 촉각을 다투는 의약품 배송 시장에서 중간중간 리딩작업이 차질이 우려되며, 그 손실은 고스란히 유통업계로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는 RFID단일 부착을 지양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2D바코드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10여개 안팎업체의 RFID를 해결하기 위해 2천여개 이상의 유통업체가 RFID리딩 기계를 구매해야 한다는 건 비효율적인 낭비의 표본이라는 설명이다.

또하나는 묶음단위(어그리게이션)의 규격화이다.

묶음단위 바코드에 대해 정부는 제약계가 수행률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각 업체는 각 사의 상황에 맞는 형태로 처리하고 있어, 수많은 제약사의 제품을 입고해야 하는 유통업체는 벌크형태로 입고되더라도, 시공간적 어려움과 코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분들에 대해 TF팀이 그동안 꾸준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필요충분 요건임을 설명했으나, 상급 결정기관인 복지부가 이문제에 대해 개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그리게이션 문제는 입고시부터 발생한다. 자체적 업무 차질은 물론, 향후 문제발생시 모든 법적. 행정적 책임까지 져야하는 유통업체로서는 20%가량이 오류가 생기는 현 시점에서 제도 시행시 낱개 제품 모두에 일일이 전수검사를 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제도의 원활한 시행에는 유통업체에서 출하된 이후, 요양기관(특히 병원)에서의 준비 부족도 차질을 초래하는 요소이다. 요양기관들은 현재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일련번호에 대해 심각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7월 시행이 본격화되면 의약품공급 시스템에서의 연결되는 문제가 큰 파장을 미칠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유통업체가 일일이 포장을 해체해 전수검사를 해야 할 경우, 소요되는 인력과 공간적인 부족현상들도 유통업계를 옥죄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RFID 부착 제품의 경우, 정보센터와의 전산망을 통한 정보교환의 원활성에서도 전산의 장애가 발생할 경우 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유통협회는 제도의 원만한 시행을 위해 정부도 단지 유통업계의 억지라고만 판단하지 말고, 심각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약품유통협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도 시행에 따른 제반 문제점과 유통업계의 현실에 대해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최종이사회는 이밖에도 퇴장방지의약품 마진 강제화를 비롯해 결산안 및 사업실적안, 사업계획안등 총회 상정 주요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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