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약' 기획 영상이 명예훼손?…법원 "혐의없다"

의협 "한의협 무분별한 고소고발로 회무방해, 무고행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KMA TV-알고 있었나요? 한약의 세계화' 동영상이 한의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한의사협회가 의협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이 지난 2일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의협 인터넷 방송인 'KMA TV'는 지난해 12월 7일 개국 기획영상으로 '한약의 세계화'를 제작,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SNS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일부 내용이 한의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의협 추무진 회장과 안양수 총무이사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바 있다.

해당 동영상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양약은 동물실험 및 임상실험(1상, 2상, 3상) 등 철저하고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쳐 유통되고 있는 데 반해, 한약은 검증절차 없이 국내 유통이 허용되고 있는 실태가 설명돼 있다. 안전성과 효용성을 검증 받지 못한 한약에 대해 정부가 세계화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사 개인 혹은 한의사 단체에 대해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서부지검은 피고소인 전원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면서 "대상자가 피해자로 특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영상의 내용이 대한한의사협회 또는 한의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불기소처분 이유를 적시했다.의협은 무혐의 처분을 환영함과 동시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동영상 게시물에 대해 한약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한 법적 대응에 나선 한의협 측에 유감을 표했다. 또한 의협을 상대로 한 한의협의 무분별한 고소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의협은 한의계의 이 같은 행태를 간과하지 않고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한의협의 일련의 고소행위는 의협 회무를 심각하게 방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행정력 낭비로 더 이상 이러한 불필요한 소모전이 있지 않도록 향후 무고죄 검토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단체로서의 올바른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민 건강과 보건의료 부문에서 잘못된 정책이 있다면 비판하고, 올바른 정책이 있다면 지지하는 등 협회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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