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 10명 중 8명, 요관내시경 고장 '불편'

대한내비뇨기과학회, "일회용 요과내시경 급여화 필요" 강조

국내 비뇨기과 의료진 대다수가 재사용 요관내시경의 수리 및 고장으로 인해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등 환자 치료 시 불편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는 2017년 1월부터 2월까지 약 1개월 동안 학회 소속 비뇨기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국내 요관내시경 사용 환경 및 인식 조사를 실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요관내시경.

요관내시경은 요도에 삽입되는 스콥(Scope)이 딱딱한 경성 요관내시경과 유연하게 휘어지는 연성 요관내시경이 있는데, 최근에는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연성 요관내시경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연성 요관내시경은 사용 후 소독 및 세척 과정을 거치고 나서 재사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요로결석 환자 수는 2015년 기준 약 28만명으로 2009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뇨기과 의료진 85.7%는 요로결석 치료에 요관내시경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은 많이 사용할수록 내구성이 저하되고 고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리를 맡겨야 하는 불편함이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 결과, '재사용되는 연성 요관내시경의 내구성에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한 의료진은 8.3%에 그쳤다.

또한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이 고장이 났을 경우 평균 수리 기간을 묻는 질문에 5~8주를 응답한 경우가 50%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24%는 9~12주, 10%는 13~16주가 걸린다고 답했다.

즉 연성 요관내시경 10개 중 8개(84%)는 고장이 나면 최소 한 달(5주)에서 길게는 넉 달(16주) 동안은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때를 대비해 충분한 수의 요관내시경이 필요하다.

비뇨기과 의료진 10명 중 8명은 1대 또는 2대의 연성 요관내시경으로 요로결석 환자를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입장에서는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아도 사용할 수 있는 요관내시경이 없다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치료 중간에 요관내시경이 고장이 났을 경우다. 실제로 의료진 10명 중 8명(83.3%)은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 수리 및 고장으로 인해 환자 치료에 어려움이나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소독 및 세척에 대한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 '가이드라인에 맞춰 진행되고 있으니 문제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11.1%에 불과했고, 특히 HIV(에이즈)나 간염 환자와 같이 감염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경우의 감염 위험에 대해 10명 중 9명(90%)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수리 및 소독이 필요한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최근에 국내 출시된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이 주목 받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의료진 10명 중 8명은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장점으로 고장 및 수리로 인한 불편함 해소(82.6%)와 응급상황 발생 시 바로 사용 가능한 점(81.2%)을 꼽았다.

의료진 중 97%는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환자 추천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고, 69.6%는 국내 요로결석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 나군호 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설문을 통해 요로결석 치료 과정에서 비뇨기과 의료진들이 경험하는 불편함과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요인,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저변 확대의 필요성을 알 수 있었다"며 "요로결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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