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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제도 시행을 앞두고 의약품유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통협회가 일련번호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청하는 회원사의 연대서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일련번호제도 시행과 관련 국회 공청회까지 진행했으나 여전히 정부의 태도에 큰 변화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황치엽)는 지난 14일 충남부여에서 개최한 초도 전지이사회를 통해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사회는 일련번호 문제와 관련, 정부 측에 유통업계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개선을 요구하였으나, 복지부는 여전히 강행 의지와 함께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개진됨에 따라, 업계의 사활이 걸린 문제를 다른 정책과 비슷한 방식으로 추진하도록 해선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협회는 일련번호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청하는 공동 서명 및 건의서를 전 회원사로부터 받기로 결의했다.

황치엽 회장은 공청회 이후의 상황을 설명하며 “공청회는 성공적으로 열렸다. 전국에서 각 업체 대표들이 참석해 끝까지 지켜보는등, 업계가 이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 이후 복지부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협회가 제안하는 3가지 선결과제에 대해 복지부에 어필하고 있으며, 정부는 대선 이후 제안을 내 놓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총회에서 선결과제 해결 없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만큼, 정부가 이 상태로 강행할 수는 없을 것이며, 우리의견을 보다 강력하게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임맹호 이사는 연대서명을 제안하면서 “이미 수차례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상태로는 업계가 공멸한다. 특히 재고약 급증. 출하시간 증가 등 유통업체가 모든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다.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각 업체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서명을 전 회원사에 받고 중앙회는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따라 이사회는 이 안건을 채택하고 각 지부별로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한 전자입찰대행업체인 이지메디컴의 의약품유통업계 진출과 관련, 그동안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과도한 입찰 수수료를 챙겨와 원성을 샀던 업체가, 이젠 유통업 영역에까지 진출하는 부분에 대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지메디컴은 최근 백병원을 운영하는 인제학원 산하 병원 4곳에 조영제를 공급하기 위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실상 유통업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유통협회는 전자입찰 대행을 통해 주요 의료기관에 대한 유통업체의 입찰 가격 정보 DB를 확보하고 있는 이 업체가 유통업계에 진출할 경우, 기존 업체는 입찰정보를 모두 알려준 상황에서 경쟁을 하게 되는데, 이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제약사와 거래관계가 없는 이 업체가 공급자가 될 경우 직거래가 없는 구매대행업체가 정상적 방법으로 납품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치엽 회장은 “이미 이 업체는 유통업계와 과도한 수수료 문제로 부딪힌 바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결과가 나오면 협회 차원에서 문제점을 면밀하게 파악해, 강력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다국적사의 유통마진 부분에 대한 지적도 안건으로 상정됐다.

주철재 부울경지회장은 "다국적 제약사 상당수는 팔면 팔수록 손해다. 협회차원에서 이에 대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책을 주문했다.

이에 이사회는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업체는 대책을 마련해야지, 이대로 손실을 안고 갈 순 없다'며 대책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