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라는 의료정책

[보건포럼]이상훈 CM병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새정부가 출범했다. 수많은 의료 관계자들은 새정부에선 보다 의료적으로 적절하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정책들이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다.

필자는 매년 다수의 전임의들을 교육하고 수련시켜 병원 현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아직 전혀 때묻지 않은 어린 의사들의 순수한 생각들을 접할 기회가 많다.

얼마전 이들에게 ‘새정부에 바라는 의료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비교적 일관된 의견들이 나와 지면을 통해 의사들의 바램을 적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의사로 교육받고, 전문의로서 수련받은 대로 교과서적인 치료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은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게 되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삭감을 당하거나, 지나치게 낮은 수가로 인해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젊은 의사들은 수가 보존이라는 것을 초점에 둔 것이 아닌 교과서적인 진료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의료정책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진짜 전문가들에게 귀 기울이고 현실적인 법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최근 메르스 사태 이후 격리병실과 감염방지 시스템 권고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보호자와 간병인들이 병실에 드나드는 상황에서 이런 시스템들은 무용지물의 법안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감염방지 격리병실을 만들어도 보호자들이 쉽게 들어와 버리면 모든 세균들을 달고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 때문에 의료정책이라는 것은 전문가 외에는 알 수가 없는 분야이다. 그런데 비전문가들이 행정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다 보니 자원의 낭비는 지나치게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끝으로 젊은 의사들은 ‘자신들이 향후 활동할 의료현실이 좀더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비전문가들의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꼭 필요한 약이 금지되어 사용 불가능하게 된 것과, 교과서와 논문들의 내용과 정반대의 의료행위만을 인정하는 정책이 통과되기도 하는 것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 같은 젊은 의사들의 바램들은 전혀 어렵거나 힘든 이야기가 아니다. 새정부에서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된 의료환경의 미래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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