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만성B형간염치료제 시장에 도전장

길리어드사이언스‧한국BMS, 시장 양분…토종신약 ‘베시보’ 11월 출시 앞서 마케팅 전문가 영입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다국적 제약사가 양분해온 국내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 일동제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국내 B형간염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가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한국BMS의 바라쿠르드(엔테카비르)가 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양분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시장 트렌드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처방액에서는 비리어드(50.7%)가 바라크루드(39.9%) 보다 앞섰지만 처방량에서는 바라크루드(42.9%)가 비리어드(40.5%)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오는 11월 9일 비리어드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신약 ‘베믈리디(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를 런칭했다.

베믈리디는 새로운 테노포비르 표적화 전구약물로 비리어드 300mg에 비해 10분의 1 이하의 적은 용량인 25mg으로 비열등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 관계자는 “베믈리디는 혈장 안정성이 향상되어 비리어드 보다 효율적으로 간세포에 약효성분인 테노포비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투여량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 매출 1위를 달리는 비리어드보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베믈리디가 출시된 가운데 일동제약이 지난 15일 베시보(베시포비르)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베시보는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 성분의 뉴클레오티드계열 만성B형간염 치료제로서, 일동제약의 첫 신약이자 국내 28호 신약이다. LG화학이 임상 2상까지 완료한 약물을 2012년 일동제약이 사들여 임상 3상을 완료한 것이다

임상시험 결과, 베시보는 바라크루드, 비리어드와 비교한 무작위·이중맹검 시험에서 대등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더구나 기존 치료제들에서 발견됐던 부작용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의약전문언론 소속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성B형간염치료제 ‘베시보’에 대한 간담회에서 이 같은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간담회는 베시보 임상연구에 참여했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상훈 교수의 발표를 비롯해 일동제약 관계자들의 베시보에 대한 약물 및 마케팅 정보에 대한 설명 등으로 이루어졌다.

베시보는 엔테카비르와 비교해 만성B형간염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96주간 시행했던 임상2상시험과, 테노포비르와 비교해 197명을 대상으로 48주간 시행했던 임상3상시험에서 혈중 B형간염바이러스 DNA정량 검사를 통해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을 확인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비교 약물 대비 대등한 유효성을 보였다.

특히 임상시험의 추가분석을 통해서는 기존 치료제들에서 문제가 됐던 신장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등과 같은 대표적인 부작용이 유의미하게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신기능 저하와 관련하여, 신장 기능을 측정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높을수록 신장의 기능이 떨어짐을 의미) 증가율이 테노포비르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을 높였다.

또 뼈의 상태를 측정하는 골밀도 면에서, 테노포비르의 경우 골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정상적인 골밀도 수치를 보인 환자의 비율이 감소한 반면, 베시보의 경우 골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이 감소하고 정상적인 골밀도 수치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오히려 증가해 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밖에 병원인 바이러스가 저항력이 생겨 기존의 약물이 듣지 않는 현상인 약제내성은 임상시험기간 동안 발생하지 않아 약제내성 측면에서도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상훈 교수는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B형간염치료제의 특성상 부작용 등에 대한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 점에서 베시보는 차별성이 높고, 교차내성 등을 감안해서도 현존하는 몇 안되는 뉴클레오티드 계열의 약물로서 효용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베시보의 장점에 비추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동제약은 약가 협상 등 필요한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고 11월 경에 베시보 정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베시보의 출시에 앞서 최근 마케팅 자문역으로 장삼성 고문을 영입했다. 장 고문은 GSK의 만성B형간염 치료제인 제픽스, 헵세라의 매출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베시보에 대한 지속적인 임상연구를 진행하여 근거 데이터 축적하는 등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높여가는 한편,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우수성을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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