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대응 시스템‧거버넌스 체계 확립 최우선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2/ 4차 산업혁명과 보건산업의 미래] 박영준 아주대학교 약대 교수

<제약바이오산업 성공 조건>

요즘 4차 산업 혁명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헬스산업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중요한 이슈이고, 꼭 필요한 사항이 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정보통신, 인터넷, 컴퓨터 등의 3차 산업 기술을 토대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을 일컫는 것으로 세계 다보스 포럼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이 산업적인 측면에서 가져올 변화를 살펴보면, 기술융합으로 인한 생산성 혁신, 생산 및 유통 비용의 절감, 혁신적인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맞춤형 소량생산, 스마트 공장 등 제조공정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기술 혁신과 제조업의 융합으로 인한 제조업 역량의 강화뿐 아니라 자원의 효율적 배분, 서비스화와 접목, 글로벌 트랜드 변화, 새로운 기술 변화를 위한 산업정책 모색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이 기대된다.

4차 산업 혁명의 본질이 기술 및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융합이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 특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것으로 예상되며, 각국 산업은 대대적인 재편을 맞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가 늦을 경우, 미래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인간의 삶 측면에서 변화를 살펴보면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등과 결합하여 소비자의 다양하고 즉각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즉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생활혁명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에서는 연령별, 질환별, 지역별 특성에 맞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 및 스마트 의료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수명뿐 아니라 삶의 질을 극대화 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술로는 IoT, 바이오기술, 사이버물리학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빅데이터, 인공지능, 3D 프린팅, 나노기술 등이며, 이들 기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끌기 위해 각 기술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으로 연결성을 극대화하고,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약-바이오헬스 산업측면에서는 유전학, 합성생물학, 유전자 편집, 3D 프린팅, 바이오 신소재 공학, 나노 기술 등의 생물학적 기술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반의 환자 및 사람들의 질환 및 건강 패턴을 분석하고 접목하여 바이오 및 의료 산업과 융합되면서 치료제 개발 및 치료 기술 측면에서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은 인간의 삶의 질 및 수명과 연관되는 대표적 산업으로서, 새로운 기술의 융합과 미래 국가경제를 견인할 신 성장동력의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GDP 대비 1.9%이고, 제약시장도 글로벌 제약시장 대비 1.9%에 머무르고 있어 바이오 헬스산업과 융합산업을 통한 지속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위상 강화·국가 경쟁력 확보 기회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보면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이 절실히 요구되며, 바이오 관련 여러 요소기술, 빅데이터, Iot를 접목한 환자 맞춤형 치료제와 제품, 의료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제약-바이오 헬스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기술혁신 및 산업 혁신은 그 동안 뒤쳐져있던 제약산업 및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의 절대 우위를 확보하는 밑거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기존의 3차 산업의 핵심기술인 정보통신기술과 의료 빅데이터, 생활패턴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환자 미충족 분야의 신규 치료 영역 도출, 신규 타겟의 특성 분석, 디지털 기반의 후보물질 도출 기술을 통한 R&D분야에서의 신약 개발 성공율과 효율성을 혁신시킬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은 소비자의 다양하고 즉각적인 요구 충족에 맞는 개인 맞춤형 혁신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하여 제공하거나, 인간 유전체 정보건강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질병과 관련 있는 유전자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개인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료(Cure) 중심에서 예방과 개인 맞춤 의료기술 및 의료기기의 제공, 인공지능과 헬스케어를 융합한 의료기기와 융합 신산업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의 위상과 역할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정보 공유·산업간 인적 교류 시스템 확립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유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산업간 인적 교류 시스템, 정부 내 거버넌스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첫째, 정보의 공유 측면에서 보면 많은 의료정보 및 생활 정보를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조건하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환자맞춤형 신약이나 의료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그 동안의 축적된 심평원 및 건강보험공단의 많은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체계적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R&D 분야의 신약 및 의료 개발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국책 연구소나 국가연구비로 수행된 과제들의 신약 개발 특성 분석을 활용하기 쉽도록 체계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및 맞춤의약품 개발을 위한 빅데이터의 활용, 개발의 효율성 제고를 높이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로는 교육 측면에서 획일적인 학제 운영에서 벗어나 다학제간 학습 및 전공의 융합이 필요하며, 기존의 통일된 전공 필수 과목을 학생이 창조적으로 과목과 학습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마련하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로 산학간의 인적교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이 필요하다. 산학간 인적교류 및 기술 교류, 융합을 위한 바이오클러스터의 조성이 필요하고, 클러스터 내의 지식의 교류, 전문기술을 보유한 창업벤처들의 활성화와 이들 창업벤처들간의 융합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넷째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제약-바이오 핼스 산업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고 이끌어 갈 통일된 기관이 필요하다. 각 부처별 역할을 나누어 담당 역할을 획일적으로 수행하는 현재의 체계로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도출되는 여러 산출물을 제도권으로 지원하고 인정해 줄 수 있는 정부의 통일된 부서가 있어야만 4차 산업혁명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의 정부의 대표적인 규제 산업 중 하나로서 정부의 빠른 규제 정책 대응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개발된 여러 4차 산업혁명의 제품들이나 서비스가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지체되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정부 대처 능력 성공 여부 좌우

현재의 규제 시스템으로는 융합된 제품, 의료기술에 대한 국가적 인증이 어려운 실적으로 향후 제약-바이오 헬스산업의 성공여부는 규제 당국의 대처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4차 산업형 정부 구조 혁신, 포괄식 법체계로의 전환, 그리고 정부의 시장 창출자로서의 역할 확대가 제약-바이오 헬스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부의 시장 창출자로서의 역할 확대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통상부 등에서 기업들의 R&D를 지원하거나 컨설팅사업을 지원하는 간접적인 형태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여 왔지만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스스로 4차 산업혁명을 수행하는 주체가 됨으로써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기업들에게 디지털 정보의 접근에 대한 질적 서비스 향상과 새로운 기술과 융합 제품을 개발한 기업들에게 제도적 지원을 높이고, 규제적 지원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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