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예산 투입한 '창조농업' 성과 있었나?

"박근혜정권, ICT 농업 수천억 예산배정…상당액 불용"

▲농림축산식품해양위 김철민 의원

창조농업을 주창하던 박근혜 정권 시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스마트 팜을 비롯한 ICT 농업분야의 성과에 대한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을)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이후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포함하면 ICT 융합 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반기술개발을 비롯한 ICT(정보통신기술) 농업분야에만 국비를 총 3034억원을 투입했지만 박근혜 정권시절에 상당액은 제대로 쓰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정권 시절에 편성한 ICT 농업분야 예산은 2013년 이후 올해까지 총 2158억원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정권출범 직후인 2013457000만원 2014255300만원 20153111800만원 2016년에 6645600만원 20178716900만원이 편성됐다.

ICT 농업분야의 주요 사업별 국비예산 편성 현황을 보면 원예시설 현대화(ICT) 6874500만원 스마트원예단지 기반조성 35억원 과수생산유통(ICT) 774000축사시설 현대화(ICT) 6174000만원 첨단생산 기술개발(ICT) 4782500만원 ICT융합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반기술개발 2626600만원 등이다.

하지만 농림부가 편성한 2158억원의 ICT 농업분야 국비예산 가운데 12.2%에 해당하는 263억원은 예산만 편성해 놓고 불용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예시설 현대화 사업(ICT)의 경우 23.5%에 달하는 1617900만원이 불용처리됐으며, 과수생산유통(ICT) 사업은 편성된 예산의 65.2%(504400만원), 가축질병 예방에 필요한 축사시설 현대화(ICT) 사업도 8.1%498600만원이 불용처리되었으며, ICT 융합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반기술 개발 사업도 91억을 집행하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이들 ICT 농업분야 예산의 불용처리 사유에 대해 원예시설 현대화 사업의 경우 신선채소·화훼 수출 감소추세에 따른 시설원예 분야 투자심리 저하와 신규 도입한 ICT 융복합 확산사업의 사업추진 여건 미성숙으로 인한 사업수요 부족 발생으로 예산이 불용처리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과수생산유통(ICT)도 노지과수 분야 스마트팜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수요가 부족했고, 축사시설현대화 사업도 수요가 부족해 집행률이 낮았으며, ICT 융합 한국형 스마트 팜 핵심기반 기술개발은 납품지연에 따른 시험연구비 이월 및 집행잔액 등으로 해명에 급급해 하고 있다. 사업에 대한 홍보부족과 수요예측이 잘못된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셈이다.

더구나 스마트 팜 등 ICT 농업분야에 대한 성과에 대해서는 자화자찬으로 일색이다. 2017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자체평가보고서(ICT융합 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반기술 개발)에 따르면, 자체평가 점수를 78.3, 자체평가 등급으로 보통으로 매겨놓았다.

이처럼 탄핵당한 박근혜 정권이 출범이전까지는 전혀 예산이 없다가 창조경제를 핵심국정 과제로 표방하자 농업분야에서도 정권코드 맞추기에 편승해 성과가 미지수였던 ICT 농업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상당액은 편성된 예산조차 쓰지도 않았으면서 사업이 잘 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한편 내년도 정부예산안에는 가축질병 예방에 필요한 축사시설 현대화(ICT)이 올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498억원이 편성돼 ICT 농업예산으로 8765400만원이 편성됐다. 박근혜 정권시절에는 편성된 예산 중 약 50억원을 쓰지도 않았다. 결국 박근혜 정권은 구제역, AI 등 가축질병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김철민 의원은 충분한 수요조사, 사전준비도 없이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스마트 팜 등 ICT 농업분야에 대한 성과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박근혜 정권은 농업분야마저 창조농업 운운하며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고도 정작 편성된 예산을 불용처리한 것은 근절돼야 할 병폐다. 농업분야마저 정권에 장단 맞추기를 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농촌·농민현실을 외면한 채 창조농업을 내세운 것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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