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는 날씨, '한랭 두드러기' 주의

길병원 김희주 교수, 평소 추위 노출 피하고, 보온 신경써야

올해 32살 직장인 남성 이모씨. 이씨는 날이 쌀쌀해지기만 하면 팔과 다리에 두드러기가 발생해서 불편하다. 날씨가 약간만 싸늘해져도 반팔 티셔츠나 반바지를 입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초가을이라고 해도 저녁이면 싸늘한 기온 때문에 외투를 별도로 가지고 다닌다. 

이씨는 차가운 공기에 피부가 노출되면 두드러기가 생기는 한랭 두드러기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매년 날씨가 싸늘해질 때면 외부에 노출된 부위를 중심으로 두드러기가 올란다. 특히 기온이 많이 떨어지거나 하면 증상이 심해져 숨이 가파오거나, 두통이 오기도 한다. 

찬물이나 찬 공기에 피부가 노출되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에도 찬물로 샤워하는 것은 피한다. 여름철 남들이 다 하는 등목 한번 맘편히 할 수 없다. 

이씨는 올해에도 날씨가 싸늘해지면 벌써부터 두드러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한숨을 짓곤한다.

낮은 기온에 증상 심해져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한랭 두드러기로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랭 두드러기는 찬 공기나 찬물, 얼음에 노출되면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추위에 노출되는 동안보다 노출 후 몸이 다시 더워질 때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노출된 피부부위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으나, 심한 경우 호흡곤란, 빈맥, 저혈압,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무엇보다 찬물 샤워나 냉수욕, 수영 등 전신이 추위에 노출되는 경우는 치명적인 쇼크반응이 올 수도 있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환자들의 생명에 영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감은 매우 크다”며 “환자들은 쇼크가 걱정돼 한여름에도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 불명...성인에 많아

한랭 두드러기의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져 있지 않다. 드물게 한랭 두드러기의 원인이 유전성인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후천성으로 나타난다. 보통 다른 전신질환이나 한랭반응단백에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많다. 대부분은 원인 원인이 불명확하고 소아보다는 성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한랭 두드러기의 진단은 얼음을 피부에 접촉시킨 후 두드러기 발생 유무를 확인하는 유발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환자의 동반증상, 가족력에 따라 한랭반응단백 등의 혈액검사나 동반 전신질환을 위한 검사 등을 선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신체 보온으로 예방에 힘써야

치료는 일반적인 두드러기 치료제로 진행할 수 있다. 때때로 반복적이고 점증적인 추위 노출을 통한 탈감작(과민성을 가지고 있는 물질(알레르겐)을 아주 소량 노출시키고, 점차 그 양을 증가시켜가는 방법)을 시도해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체를 점진적으로 낮은 기온에 인위적으로 노출시켜서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다. 

하지만 약 50%에서는 수년간 증상이 지속돼 나타나기도 한다. 

김희주 교수는 “추위에 노출되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노출 부위를 보온하는 것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가급적 찬물이나 에어컨 등이 과도하게 작동되는 냉방이 심한 실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온을 위해서는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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