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부동산 투기 '심각한 수준'

해외부동산 1967억 투자…상호금융회계에 큰 짐

지난 40여년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가 선보인 이래 단 한차례 1777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2008, 농협을 멍들인 부동산 투기의 잔재가 여전히 농협 상호금융을 괴롭히는 적폐로 자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농협중앙회는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적자를 기록했다.

전국 1130여개 지역농협으로부터 위탁받아 농협중앙회가 운용하고 다시 지역농협들에게 이자이익을 배당하는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적자가 발생해서 정산하지 못한 것은 2008년 단 한차례 뿐이었다.

그 해 농협중앙회는 텍사스 유전개발펀드 160억원 캐나다 토론토 주상복합 프로젝트 파이낸싱(PF) 150억원 인도네시아 발리 오션블로 풀빌라 펀드 61억원 인도네시아 발리 금호 다올랜드칩 펀드 40억원 등 위험도가 높은 해외 부동산과 자원으로 까지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지난 2015년까지 상호금융 자금으로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2008년이 유일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또한 2008년 텍사스 유전개발과 2013년 캐나다 철광석 개발 등 단 2건 밖에 없다. 그만큼 2008년 농협상호금융 자금 운용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김현권 의원은 2008년 농협중앙회가 진행한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적자를 기록한 부동산 전문 계약직 A씨에 대해 농협이 적절한 책임을 묻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201411월 농협중앙회 감사위원회는 20089월 캐나다 토론토 PF대출 210억원을 취급하면서 원금보장형 수익증권 160억원에 대한 수익권자로 농협이 제대로 표시됐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A씨를 비롯한 8명의 간부들의 책임을 물었다.

A씨를 비롯한 6명의 간부들에 대한 변상판정액은 당초 37860만원이었으나 실제 회수된 금액은 22080만원으로 줄었다.

A씨가 법원에 이의신청을 해서 16092만원에서 201684000만원으로 감액 판결을 받아냈기 때문.

17대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던 115일 당시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당시, 농협중앙회 부동산 전문 계약직으로 입사한 B씨는 농협 감사위원회가 금융감독위원회 감사 이후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한 201411월에 농협중앙회를 그만 뒀다.

실제로 2008년 무분별한 농협중앙회의 해외 자원 및 부동산 투자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회계에 큰 짐을 안겼다. 김현권 의원실이 농협중앙회로 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펀드투자로 인한 부실채권은 791억원에 달한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20178월말 현재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 운용 수익(정산후 적립액 기준)은 연평균 2813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1973년 설치된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권 의원은농협중앙회가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지역 농협들의 위탁 자금을 운용하면서 부동산 투기에 까지 손을 뻗치고 있지만 정작 지역농협과 농민조합원들에게 절실한 농산물 판로 개척과 같은 경제사업에는 인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이자 놀음에 치우친 농협중앙회 체제가 경제사업에 대한 상호금융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면 농협상호금융연합회의 독립과 함께 농협중앙회 체제를 농협연합회로 전환하는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역대 정권들이 탐욕을 채우려 농협중앙회를 휘둘러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런 적폐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농민 조합원과 지역농협을 위한 공익 기능을 잘 살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우리 사회의 모범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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