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산업 글로벌 자생력 키워야

[데스크칼럼]

한·중 관계에 햇빛이 비치면서 급랭정국도 해빙기를 맞았다. 양국 간 관계개선 합의로 첨예했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이 봉합국면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3월부터 시작된 중국 인바운드 급감으로 고전했던 국내 업체들은 일제히 반색하고 있다.

최근의 해빙정국으로 인해 그간 몸살을 앓았던 관련株들도 일제히 반등했다. 식품과 면세점, 여행주는 물론 화장품주들도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지난달 20% 이상 상승했고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9%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사드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 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향후 상승여력도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화장품 주가는 지난해 고점대비 20% 가까이 낮은 상태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한중관계개선 합의에 이은 이번 주말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화해무드가 상승세를 타면 주가 반등 추세는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보복으로 떠나갔던 요우커(遊客·중국 관광객)들도 다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국 간 항공노선이 재개되고 단체 관광상품 판매가 본격화되면 국내 면세점과 화장품 매출실적도 회복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내년 초 쯤이면 중국 인바운드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업계는 한중 관계개선에 따른 향후 실적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내 공장가동률을 높이고 대 중국 마케팅 활동도 재개하고 나섰다. 다시 돌아올 요우커를 맞을 채비도 한창이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기대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오롯이 헤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사드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인 양국 간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업계 실적은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드 사태에서 보듯, 국내 화장품 산업의 체질은 여전히 허약하다.

무역 상대국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시장은 점점 더 자생력을 잃게 마련이다. 언제까지 중국의 눈치만 보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나치게 중국시장에 의존하는 지금의 상태로는 제 2, 제 3의 사드사태가 오지 말란 법도 없다.

지금의 해빙 무드는 결코 ‘위기’가 다져진 ‘기회’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양국의 정세변화에 따른 어부지리인 셈이다. 그간의 ‘K-뷰티의 기적’은 오로지 중국과의 관계가 좋을 때에만 누릴 수 있는 ‘행운’이었을 수도 있다.

이제는 우리 산업도 세계 시장에서 스스로 설 수 있는 글로벌 자생력을 키워야만 한다. 화장품산업도 마찬가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하고 수출선을 다변화해야만 한다. 여기에 더불어 수출 상대국의 현지화 전략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오랜 시간 선진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브랜드들을 눈 여겨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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