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올해 3억 개 이상 팔렸다

21년간 꾸준한 성장…국민 '일상식' 자리매김

집밥을 넘어 우리 국민의 식문화를 바꾼 햇반의 연간 판매량이 올해 사상 최초로 3억 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13일 올해 햇반의 연간 판매량이 33천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햇반의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20억 개를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국민 가정간편식으로 자리매김했다.

햇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소비자의 식문화도 바뀌고 있다. 라면(국내 첫 라면 출시 1963)보다 약 30년 이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신혼부부들이 밥솥 대신 햇반을 산다라는 말이나 가정에 햇반을 여러 개 쌓아놓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미 우리 국민 식생활의 일부가 됐다. 출시 이후 전자레인지의 보급 확대와 함께 급할 때 먹는 비상식(非常食)’으로 인식되던 햇반이 ‘1~2인 가구 확대라는 트렌드 속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일상식(日常食)’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이 진행한 소비자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 결과 90% 이상의 소비자가 상품밥으로 가장 먼저 햇반을 떠올렸고, 10명중 7명은 지난 1년 이내에 햇반을 사본 적이 있으며, 햇반을 사 본 소비자 중 재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10명 중 9명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 충성도도 높았다. 올해 팔린 햇반중 약 4분의1 가량이 8개 이상 제품이 하나로 포장된 묶음 상품이라는 지표에서도 햇반의 일상식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햇반이 우리 국민의 생활속 일상식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쌀 소비 확대에 기여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가 본격화된 2011년 이후 7년간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이 약 10% 이상 줄어든 것에 비해 햇반 판매는 연평균 20%씩 늘어났다. 출시 이후 올해까지 햇반에 사용한 쌀의 양만 해도 약 270만 가마니(22만 톤, 80kg 기준)에 이른다.

199612월 출시된 햇반은 20여 년간 국내 HMR 시장을 개척한 이후 시장과 국민 식문화의 변화를 선도해왔다. 특히 소비자가 상품밥대신 햇반이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말 그대로 밥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이 상품밥 출시를 구체화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부터 햇반이 출시된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소비자에게 밥을 사먹는다라는 개념은 매우 생소했다. 실제로 출시후 1년간 햇반의 판매량은 400만개가 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이 편의성과 보관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무균포장기술 도입을 위해 당시 회사 영업이익의 10% 수준인 1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로 햇반 출시를 강행한 배경에는 식품 산업은 문화 산업이자 첨단산업이다. 20년만 지나면 가정간편식 시대가 온다. 우리가 남들보다 먼저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판단이 있었다.

특히 햇반은 상품밥 시장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오르기까지 제품의 본질인 밥의 맛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일체의 미생물 침투를 불허하는 무균 포장 기술과 함께, 햇반이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인 당일 도정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품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매년 생육조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쌀을 사용하면서도 항상 균일한 햇반 맛을 내기 위해 원료 쌀의 생육과정(모내기, 관리, 수확)을 직접 현장에서 점검 및 관리하고, 그 해에 가장 맛있는 쌀을 찾기 위해 전쟁과 같은 원료 확보 경쟁을 치르는 햇반 연구원들의 노력과 함께 수확 후에도 햅곡과 같은 품질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도록 쌀을 저온 보관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이 출시 이후 압도적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햇반의 핵심 성공 요인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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