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신생아 사망사건, 근본적 문제 해결 나서야"

"정부는 의료진 과실로 모든 책임 전가하는 꼬리자르기 즉각 중단하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017년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하는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과실을 모두 의료진 과실로 전가하는 정부의 '꼬리자르기' 행태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료인으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슬픔을 겪은 유가족들에게 거듭 위로를 전한다"며 "언제든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의 왜곡된 의료체계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생명을 다루는 필수과들은 정부의 외면 속에 몰락하고 있고, 그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에게 돌아갔다"며 "하지만 정부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자 안전문제를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근본 원인은 덮어둔 채, 모든 책임을 일선의 의료진에게 전가하기만을 반복해왔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전공의와 교수, 간호사는 현재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묵묵히 현장에서 환자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수사당국은 관련 의료진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함으로써, 이들이 환자들에게 행해왔던 노력과 헌신을 처참하게 짓밟아 버렸다는 것.

대전협은 "전국 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정부지원은 2011년 이후 6년간 동결됐다. 그 결과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연간 20억 원의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되고 있으며, 미숙아는 늘어나는데 신생아중환자실은 턱없이 부족해 모든 신생아중환자실이 과부하에 걸려있다"며 "이는 비단 신생아중환자실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수많은 의료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는 의료 인력의 부족, 그리고 정부의 안일한 감염관리방식 등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정부가 사건의 원인을 직시하고 의료진이 스스로의 일을 충실히 다 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제공할 노력은 하지 못할망정, 의료진에 대한 처벌로 일갈하여 사고를 무마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어떤 이들이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곳에서 일하려고 하겠는가. 감염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근본적인 예방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제2의 이대목동병원 사태를 절대 막을 수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전협은 왜곡된 의료 환경까지 면밀하게 조사해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함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는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다해주길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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