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축만 산 2차 의사궐기대회

[기자수첩]

문재인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기치로 내걸은 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 이번 2차 궐기대회는 40대 의협 회장으로 취임한 최대집 집행부의 가장 큰 이슈였다. 이날 모인 의사들은 궐기대회를 통해 결집된 힘을 정부에 보여주겠다고 외쳤다.

특히나 이 같은 대회의 승패는 참여 의사의 수로 결정된다. 많은 의사들이 궐기대회에 참여해 문재인케어를 반대한다면 여론에 미칠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집회를 두고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다.

먼저 참석 인원수 부풀리기다. 이번 궐기대회를 준비하며 최 회장을 비롯해 의협 집행부와 의사 대표자들이 생각했던 규모는 6만명이다. 의협 자체 추산으로는 5만2000명이 집계됐지만 경찰은 약 7000명으로 집계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도 해당 궐기대회에 참여했지만 5만여명이라는 현장 분위기는 느껴볼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 열린 1차 궐기대회보다 인원이 적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군다나 궐기대회 전 자유한국당 공동 서명 등 의협이 지나치게 보수정치색을 띤 것도 한몫했다.

또 다른 의혹으로는 태극기 집회 소속 관계자들이 집회에 대거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날 과거 최대집 회장이 대표직을 수행했던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이 검은 정장차림으로 ‘스탭’이란 완장을 차고 행사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그런데 이 같은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의협 최대집호가 야심차게 준비한 총궐기대회는 의사 회원들에게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꼴이 됐다. 국민들 시각 또한 그대로다. 여전히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본다. 당시 거리를 지나던 일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들의 벌이만 신경쓰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의협 자체 평가로는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번 궐기대회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앞으로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는 모르겠지만 회원의 결집력도 국민의 관심 역시 끌어들이지 못했다.

의사들이 문제인케어를 제대로 저지하기 위해선 청와대에 세를 과시해 압박하기 보다 회원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먼저 회복하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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