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감화 신기술·신소재 연구개발 활발

[창간 52주년 기획2/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다시 뛰는 보건산업'] (1) 환경이 미래다

미세먼지 원인 규명과 대처 방안

-김은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안전연구센터장


최근 몇 년 사이에 미세먼지 수준이 외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만큼 우리의 삶 속에 대기환경 주요한 이슈가 됐다. 일반인들도 생활 속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인 해결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에서 시민들로부터 미세먼지 R&D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접수된 것으로 그 관심의 정도를 유추할 수 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미세먼지 원인 규명 및 배출저감에 관한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기술개발 현황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미세먼지 생성, 성장, 제거 등의 대기화학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스모그 챔버 활용 연구는 과거 미국 LA 스모그 사건을 계기로 1960년부터 Caltech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UCLAUC Riverside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그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대기질 모델의 핵심적 구성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공동협력을 통해 1990년대부터 지역별 환경 요소가 고려된 미세먼지 원인규명 연구를 수행해 많은 연구결과를 축적해왔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KIST에서 소형 스모그챔버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생성기작 연구를 시작했으나 해외 선진기관과 비교했을 때 에어로졸 분석 및 생성기작 분석에 필요한 인프라와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세먼지 오염원 규명 연구는 효율적인 저감 정책 적용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생성기작 연구결과와 함께 실시간 집중관측 결과로 축적된 데이터베이스가 기반이 된 통계적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융합 기술이다.

오염원 규명에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모델은 1980년대부터 개발된 화학물질 인벤토리 개념이 들어간 CMB 수용모델이며 로컬 오염원 분류표 정보 확보가 선행돼야 하나, 국내에서는 미국 환경청(EPA)의 자료를 도입하는 데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국내의 경우 2008년부터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최첨단 장비에 해당하는 HR_ToF-AMS를 도입해 국내 대기오염물질 성분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2015년에 KIST에도 구축돼 성분정보 정밀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기술은 크게 집진, 가스전환, 세정, 연소 등으로 구분되며 현 배출규제 수준에서는 배출저감 성능 개선에 대한 기술수요가 높지 않았었다. 중소기업 적용 설비의 경우 성능보다 가격경쟁력이 기술 선택의 주요 변수이며, 대기업의 경우 이미 설치된 저감설비의 개조(retrofit) 기술 수요가 높다.

대기환경산업 기술은 역사가 오래됐고 잘 알려진 이론에 기반하고 있지만, 수익을 발생하는 장비가 아니라는 특성과 장비 구축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용을 고려했을 때, 실증사례가 적은 국내기술보다 안정성과 내구성을 신뢰할 수 있는 외국기술을 주로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이며 미국 환경 리서치센터가 보유한 초미세먼지 배출농도를 2.5 mg/m3로 제어하는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이 국가 아젠다가 되면서 최근에는 대기오염물질 저감기술들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심화·연구되고 있으며 실증화 사례도 축적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복합재생 탈진 기술이 적용된 백필터 기술을 개발해 집진 효율을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높였고 해당기술을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했다. KIST에서는 안티몬 함유 촉매를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 포스코에 적용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노후 경유차와 선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제거하는 촉매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선택적촉매환원(SCR)장비에 주입돼야 하는 환원제 (요소수 또는 암모니아)가 필요 없어 장치 부피를 줄이고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선박용 탈황 스크러버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플라즈마를 이용해 차량 매연을 연소시키는 저감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편 비산먼지 인체노출을 저감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며 오염도가 높은 도로, 지하철 공간, 터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지하철 미세먼지 오염도를 줄이기 위해 핫 스팟(hot-spot)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전동차 부착형 미세먼지 제거장치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미세먼지 인체 유입을 직접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마스크 등 보호구개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출연연을 비롯한 국내 다수의 연구기관에서 나노소재 기능화 등 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미세먼지 원인규명과 저감을 위한 연구는 미세먼지연구로 특정하기보다 대기 중 가스상, 입자상 물질 분석, 제거, 전환 등 기존에 이미 존재했던 원천기술의 확장 또는 응용에 해당하며, 이것은 하루빨리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이 되길 바라는 정부와 시민 모두에게 희망적인 뉴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처럼 장기간 연구해온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심각한 대기수준을 경험해야 한다는 사실은 대기환경 개선이 몇 가지 쉬운 개선책으로 달성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기술개발과 함께 정책적 변화 및 에너지 소비패턴 변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대상이라는 인식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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