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발’인 우리 아이 교정 꼭 필요할까?

평발 환자의 72%는 소아청소년 ‘대부분 성장하면서 좋아져’

발바닥의 아치가 없어지며 편평해지는 평발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 흔하다. 성장기 아이들의 평발은 대부분 정상범위에 속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평발 환자는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으면 쉽게 피로해지고, 아이들의 경우 심하게 보채는 경우가 있다. 심한 평발은 발 뒤꿈치의 외반 변형으로 인해 걷는 모습이 비틀어질 수 있어 늦기 전에 족부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과 진단이 꼭 필요하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평발 환자 수가 늘면서 아이들의 평발 교정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평발 자체가 아이들의 운동과 성장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도시전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평발이 있다고 무조건 교정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체중 견뎌내기 힘든 평발, 오래 걷거나 서있으면 통증 유발

평발은 편평족이라고도 하는 족부질환의 하나다. 발바닥 안쪽의 아치 형태가 낮아지거나 소실되는 변형상태를 말한다. 발바닥의 아치는 발의 유연성을 높이고, 체중 압력을 분산하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아치가 없이 편평한 평발은 체중을 견디는 능력이 떨어져, 오래 서 있거나, 걷거나, 뛸 때 피로감과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유소년기에는 관절과 인대가 유연하기 때문에 정상 아동에서도 평발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평발은 잘못된 보행습관과 과체중 혹은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근육성 질환이나 외상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평발 환자의 72%가 소아청소년, 증가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발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0년 9121명에서 2017년 1만9437명으로 8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소아청소년에서 특히 많은데, 2017년 기준 전체 환자 중 소아청소년 환자(0~19세)가 1만4087명으로 72%를 차지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안정태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평발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평발에 대한 진료 건수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아이 부모님들의 과도한 걱정과 온라인 상의 무분별한 보조기 등의 광고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평발의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좋아지는 유연성 평발

평발은 유연성 평발과 강직성 평발로 나눌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은 증상이 없이 체중 부하가 있을 때에만 발바닥이 편평해지고, 대부분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진다. 반대로 강직성 평발은 인대나 근육, 뼈 등에 이상이 있어 저절로 좋아지기 어렵고, 체중과 관계없이 편평함이 지속되어 피로감과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발바닥의 아치는 5~6세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6-8세 이후에 완성되므로 대부분의 소아는 평발 모양을 띄는 경우가 많다. 정상 범위 내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은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안정태 교수는 “평발이라고 무조건 문제가 있는 질병으로 보면 안 된다”며 “개개인마다 키가 크고 작을 수 있는 것처럼 발의 아치도 높고 낮을 수 있으며, 부모의 발 모양이 유전될 수 있으므로 부모의 발 모양도 꼭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유연성 평발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다”고 말했다.

△유연성 평발은 정상 발의 일종, 교정치료 필요 없어

일반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들어 올렸을 때 아치가 생기는 경우를 유연성 평발, 아치가 생기지 않는 경우를 강직성 평발로 볼 수 있다. 강직성 평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발을 땅에 디딘 상태에서 발의 측면 및 전후면 단순 방사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증상이 없는 유연성 평발은 정상 발의 일종이라는 개념을 갖는 것이다. 보조기구, 특별한 신발, 깔창 등은 증상은 완화할 수 있지만 교정을 유도하거나 성인이 됐을 때 문제 발생을 줄인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일상생활 제약하는 통증 있다면 치료 필요

물론 정상범위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이라고 해도 통증은 있을 수 있다. 특히 비만과 관련이 많은데, 체중이 늘다보면 발이 지탱해야할 무게가 커져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기 아이들의 경우 한창 뛰어다녀야할 나이에 통증이나 불편함으로 인해 운동을 못하게 되면서 다시 자연스레 체중이 늘어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있을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이라도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제약을 유발한다면 증상 완화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자연교정 안 된다면 물리 치료나 보조기 치료로 증상 완화

평발 치료는 환자의 나이나 증상에 따라 결정한다. 대부분의 유연성 평발은 치료가 필요 없지만, 강직성 평발이나 자연교정 되지 않은 유연성평발은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와 보조기 치료(발의 종 아치 모양 신발 깔창)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간혹 평발에 대해 수술 치료도 진행되는데, 심한 뒤꿈치 외반 변형이 생기면 고려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는 성인과 수술적 치료의 접근법이 다를 수 있으며, 아직 완벽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아킬레스건을 연장하거나, 뼈의 절골술, 거골하 고정술 등을 진행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이의 성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꼭 생각해야 한다.

△격한 운동 피하고, 적절한 체중 유지해야

평발의 경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축구와 오래달리기 같은 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인 경우 굽이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은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통증이 있는 경우,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안정태 교수는 “전문의의 진단없이 보조기구 등의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칫 환자와 가족에게 경제적, 정신적 손해를 적지 않게 초래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며 “불편해 보이는 아이의 발 모양 때문에 부모의 눈이 불편하다고 해서 아이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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