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소홀한 예방접종, 감염질환 노출에 우려

[도움말] 이미숙 경희대학교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

자녀들의 예방접종에는 철저한 부모. 그러나 정작 본인의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언제, 어떤 예방주사를 맞아야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예전에 걸렸던 감염병이 다시 활성화되거나, 새로운 감염병에 걸리기 쉬워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4월 마지막 주는 WHO 지정한 세계예방접종주간이다. 성인들이 놓치기 쉬운 예방접종에 대해 경희대학교병원 감염면역내과 이미숙 교수에게 들어봤다.

◇20~30대 A형간염항체 거의 없어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형간염 환자 중 약 70%는 20~30대. 이 연령대가 A형 간염에 약한 이유는 우선 너무 깨끗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어린 시기에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A형간염 백신이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되지 않았었기에 20~30대에서의 A형간염 항체 보유율이 10~20% 정도로 낮아졌다. 따라서 특히 위생관리가 어려운 해외 지역으로 여행하거나 유학을 준비 중인 젊은 성인이라면 A형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좋다.

◇미혼여성 자궁경부암 백신, 예비산모 백일해 예방접종 필요

미혼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암 발생비율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발생률도 9%에 이른다. 백신을 통해 자궁경부암의 80~90% 예방이 가능하다.

임신을 계획 중인 예비산모는 백일해에 대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신생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백일해는 부모를 통해 전염되기 쉬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파상풍 예방접종, 10년 주기로 재접종 필요

파상풍은 긁힘, 상처 등을 통해 파상풍균이 근육을 마비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파상풍 예방접종은 유년기에 실시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져 10년 주기로 재접종이 필요하다. 야외에서의 작업·활동이 잦은 사람은 파상풍 노출의 위험이 증가되므로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급증한 대상포진 환자, 예방접종 가능해

대상포진은 유아기에 걸렸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되어 있다가 면역력이 낮아지면서 재활성화 되어 주로 신체 한 쪽 부위의 피부에 심한 통증과 물집을 형성한다.

대상포진은 발병 당시 통증도 심하지만 발생 부위가 얼굴, 특히 눈이나 귀를 침범하게 되는 경우 기능 손상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피부가 다 좋아져도 극심한 대상포진 후신경통이 지속되어 진통제, 신경통약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매년 국내 대상포진환자 발생이 증가되는 추세로, 60세 이상의 어르신은 대상포진백신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 폐렴구균, 독감 예방접종 필수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균혈증 발생 시 사망률은 60%이고, 수막염 사망률은 80%로 매우 위험한 감염질환이다. 그렇지만 65세 이상 연령에서의 국내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약 15%로 낮은 수준이다.

경희대학교병원 감염면역내과 이미숙 교수는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건강한 65세 이상 어르신은 평생 1회 접종하면 되고, 접종 후 일시적인 통증, 부종 등의 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 48시간 이내 소멸된다.”고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일 조기 예방접종이 필요한 만성질환이 있어 65세 이전에 접종을 받았다면 65세를 기준으로, 이전 접종일로부터 최소 5년이 경과되었을 때 1회 추가 접종만 하면 된다. 폐렴구균백신은 현재 13가 단백결합백신과 23가 다당질 백신 2가지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감은 매년 유행되는 바이러스의 혈청형이 변화되고 있어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이 되기 전 가을마다 매년 접종이 권고된다. 독감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에 평균 2주 이상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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