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체질 강화 기회로

성분 조작 의혹을 받아온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결국 허가 취소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꿈의 신약'이라 불리며 국내외 제약계로부터 기대와 주목을 받아온 인보사는 '세계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듯 했지만 이번 허가 취소로 사실상 물거품이 된 셈이다.

여기에 해당업체는 형사고발 등 향후 관련 소송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이자 국산 신약 29호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면서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 배경이다.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간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신약허가를 받기위해 허위로 자료를 제출하고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에 인보사의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3월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임상용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업체의 검사를 통해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고 공시했고 이러한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받은 것으로 보아 이미 당시에도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식약처는 판단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취소처분에 대해 당시 제출한 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지만 조작이나 은페는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더구나 인보사를 투여한 수 천여명의 환자들은 치료의 희망을 걸었다가 되려 위험과 두려움에 떠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감독기관인 식약처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약 허가 이전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자칫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한 국내 바이오산업에 차질이 빚어서는 안 될 일이다. 차후 바이오신약의 품질과 안전 강화를 위한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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