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응급실 잇단 폐쇄…'진료 공백' 우려

중수본 선별진료소 대폭 확대 역부족… 의료계 "‘일반진료 의료기관’ 이원화 시스템 시행돼야"

대구동산병원 입원 환자가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지난 주말동안 코로나19 환자가 763명(24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급증하면서 사회의 불안감은 극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로 인한 응급실 폐쇄 조치가 이어져 일반 응급환자 진료에 차질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병원 내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20대 전공의가 확진을 받은데 이어 창원 한마음병원에서도 의사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 병원에서는 모두 간호사가 먼저 확진됐고, 간호사들과 접촉했던 의사가 뒤늦게 확진돼 의료진 사이의 감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정부는 응급의료기관에 코로나19 운용사항을 전달하고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할 때 얼굴을 가리는 고글이나 라텍스 장갑, 일회용 비닐 앞치마 등 레벨D 수준에 준하는 보호장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현재 병원들도 응급실 폐쇄나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해 면회를 최대한 통제하고 방문객 입실 전 체온이나 관련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진료 후 뒤늦게 역학관계나 증상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어 선별이 쉽지않은 상태다.

또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 곳 병원들은 비상 상황임을 알리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은 현재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 응급실이 폐쇄됐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24일 기준 서울에서 총 2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자가격리 및 검사가 진행중인 이들은 총2만5577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주 고대안암병원은 확진자 방문으로 응급실 폐쇄 및 의료진 격리를 시행했고, 한양대병원 역시 응급실을 선제적으로 폐쇄, 방역 후 응급진료를 재개하기도 했다.

또 서울대학교병원은 29번째 확진자 부인인 30번째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공간을 방문한 것이 알려져 일부 진료실 및 검사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은평성모병원도 21일 35세 병원환자 이송요원이 확진됐고, 이 남성과 접촉했던 62세 남성입원환자도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23일 응급실을 폐쇄하고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이 같은 병원들의 집단 응급실 폐쇄에 의료계에서는 병원 의료 기능의 마비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응급실 4곳이 한꺼번에 폐쇄된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의료 공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구 지역의 선별진료소를 14곳에서 22곳으로 확대하는 등 의료공백 보완에 나섰지만, 대규모 집단 감염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진 상태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대구, 경북지역을 방문해 동료의사들을 지원했다.

의료계 역시 기존보다 선별진료소를 확대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진미 대구파티마병원장은 “파티마병원의 경우 21일 기준, 유일하게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언제 응급실을 폐쇄하게 될지 몰라 걱정이 큰 상황"이라며 "대구지역 응급실 폐쇄로 응급환자들이 치료받을 기회가 박탈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부분에 대해 정부에서 책임져 줘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도 "경북대병원은 응급실 의사 7명 중 4명이 격리 중이라 상황이 심각하다. 병원 내 의료인력들마저 감염되면 진료 공백이 발생한다"며 "환자들을 지킬 수 없게 된다”며 경북지역 의료현장의 긴박감을 전했다.

이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현재의 선별진료소만으로는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많은 환자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보건소를 포함, 지방의료원과 같은 국공립의료기관을 한시적으로 ‘코로나19 의심증상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즉, 전체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과 ‘일반진료 의료기관’으로의 이원화하는 시스템이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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