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가지 효소 대량 발굴 새로운 항진균제 개발

농기평 "치료제 개발에 원천기술로 활용"

곰팡이 감염증을 조절하는 31가지 효소를 대량 발굴함에 따라 새로운 항진균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병석, 이하 농기평’)농식품 R&D 과제 지원을 통해 곰팡이 감염증 조절 탈인산화효소를 대량으로 발굴하는데 성공, 향후 새로운 방식의 곰팡이 감염증 치료제 개발에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감염성 곰팡이는 농가에서 키우는 동물에 감염돼 피부감염증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것은 농식품 자원의 생산성과 먹거리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탈인산화효소(phosphatase, 포스파타아제)란 단백질, 핵산, 당과 같은 생분자(biomolecules)에 붙어 있는 인산기(phosphate group)를 떼어내는 효소다. 곰팡이의 생체 기능을 조절하고 세포의 생장과 스트레스 반응 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인자이나, 동물 병원성 곰팡이에서 유전자수준의 탈인산화효소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기평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식품 유용 미생물의 다중오믹스 기반 유용 유전자원 발굴과 가치제고화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다.

연구를 주관한 연세대학교 반용선 교수 연구팀은 뇌수막염 유발 병원성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를 모델로 활용해 병원성 곰팡이 내의 탈인산화효소 유전자 114개를 발굴하고, 이들에 대한 통합적 기능분석과 대용량 동물실험을 통해 곰팡이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탈인산화효소 31개를 대량 발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31개의 탈인산화효소들이 코립토코쿠스의 온도저항성, 병독성 멜라닌과의 캡슐 생성,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에 대한 반응 등에 관여하는 것을 밝혔으며, 이 중 Xpp1, Ssu72, Siw14 Sit4 탈인산화효소가 크립토코쿠스의 뇌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뇌-혈관장벽 부착과 통과에 관여함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최근 인산화효소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곰팡이성 감염증을 치료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으나, 반대 작용을 하는 탈인산화효소를 제어해도 곰팡이 병독성 인자를 효과적이면서 특이적으로 억제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탈인산화효소 저해제 중 하나인 FK506 (Tacrolimus)는 현재 임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면역억제제 중 하나다라고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해당 연구팀은 향후 병원성 곰팡이의 감염증 발병 신호전달체계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관련 유전자의 기능을 명확하게 밝히고,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연 15조원 규모의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기술로 진입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농·축산업 분야에서 제한된 숫자의 항진균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항진균제 저항성 균주가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새로운 작용 기전을 지닌 항진균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해 곰팡이 제어와 방제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농기평 오병석 원장은 동물 감염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병원성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진다면, 농식품 분야의 생산성 증대와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반용선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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