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높여주는 우리 농산물로 따뜻한 겨울나기

[보건포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성현 박사

국립농업과학원 이성현 박사

지난 20일이 대한(大寒)이었다. 24절기 중 제일 마지막이고, 태양황경이 300도가 될 때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겨울을 매듭짓는 시기로 이 날 밤을 해넘이라 하고,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속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한이 가장 추운 편이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이 되면 추위가 누그러들고 입춘을 기다리며 겨울이 몸을 풀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하루 빨리 두툼한 옷을 벗어 버리고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싶어 하며, 아주 추울 때보다 이런 시기에 여기저기 기침 소리도 잦아진다.

우리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 체계인 면역을 갖고 있다. 면역력이 높아야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는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주범인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쉽고 바이러스와 싸울 힘이 약해진다. 요즘 COVID-19로 인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바이러스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아졌고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한다. 전문가마다 좋은 처방을 내놓고 있는데, 평소 면역력을 높여주는 생활습관을 가지라고 한다. 특히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 주는 식품을 꾸준히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농촌진흥청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을 찾기 시작한 지 벌써 20여년이 되어 간다. 과일 13, 채소 25, 곡류 1, 미생물 1종 등 총 40종 등이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도라지, 배암차즈기, 삼채, 냉이, 민들레, 자두 등이 연구 끝에 확인된 기능성 우리 농산물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도라지는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홍도라지로 태어나고 쓰고 아린 맛을 버린 후에 기능성분과 기능성이 증가돼 더욱 멋진 자태로 다가온다. 또 매서운 겨울을 늠름히 지켜온 배암차즈기가 있고, 아지랑이 피는 봄에 파릇파릇 돋아서 입맛을 돋워 주며 위축된 면역력을 끌어 올려 주는 우리 삼채와 냉이 그리고 민들레가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2019)는 전년대비 3.5% 성장한 46000억 원으로 100명 중 78명이 1년에 한 번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세는 바이러스 감염 등의 환경변화와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능성 농산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재배면적도 늘어나고,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온라인 마켓에서 소비자 맞춤형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제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의 소한도 대한도 지나갔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이 공급되고 있고, 코로나 치료제도 개발됐다. 그러나 코로나는 변이가 쉬워 약품으로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변이하는 코로나에 맞춰 우리 몸을 방어할 수 있도록 면역력을 높이는 일도 최선의 방책일 수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드러난 우수한 대한민국의 국민성, 배려, 협력을 잘 보여줬다. 평소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우리 농산물처럼, 힘들고 거친 시기를 부둥켜안고 오면서 그동안 놓쳤던 서로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하고 감사해야 할 시간이 왔다. 쌉싸름하지만 따뜻한 홍도라지 차 한잔의 여유와 향기가 코로나로 지친 환자, 보호자, 그리고 특히 의료진들의 마음과 건강을 세워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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