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악 의료정책 저지 성과… 수가 정상화는 남은 숙제"

[인터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오는 4월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 된다. 최 회장은 지난 3년간 의료계 수장으로서 정부의 독단적 의료정책을 저지하며,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총파업 등으로 제도개선에 앞장서 왔다. 이번 집행부에서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를 시작으로 수가정상화 요구, 4대악 의료정책에 대해서는 전국의사총파업으로 맞서며 최선의 진료환경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최 회장은 회장직을 마무리한 후, 제도권 정치에 도전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만나 제40대 집행부의 지난 3년간 회무와 성과를 돌아봤다. 그는 회무의 마무리와  차기 집행부와의 ‘연속성’에 중점을 두고, 남은 임기동안에도 올바른 의료정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사총파업 성과, 수가정상화는 가장 아쉽다"

먼저 최 회장은 문제인 케어 시행 저지를 언급하며, 이번 집행부에서 가장 주력했던 사안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40대 집행부의 가장 큰 성과로 공공의대 신설 등 의료계가 규정한 4대악 정책의 일방적인 추진을 저지한 것과, 향후 의료정책 추진 시 의료계와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만들어 낸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최 회장은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부가 의사들과 논의 없이 진행하려던 정책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며 "과거 의약분업도 그랬지만 우리나라 의료제도 한 축을 뒤바꿀 수 있는 정책은 분명 의사단체와 사전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두 차례의 전국의사총파업을 실시한 것과 관련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이 중단된 것은 의협의 동의없이 잘못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부는 당분간 의료의 흐름을 바꿀 일방적 정책 추진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의미하는 것은 잘못된 의료정책에 의사들이 뜻을 함께 모아 단결하면 막을 수 있다"며 "이는 의협과 13만 의사들이 합심해서 얻어진 성과이다. 우리의 저력을 집행부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수가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한것은 임기 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회장에 당선되면서 수가정상화 길을 열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며 "이에 대한 시작점에서 지난 2019년 진찰료 30% 인상을 주장했는데, 이뤄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최선의 진료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만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9·4의정합의를 통해 필수의료 논의해야 한다"며 "의정협의를 진행하면서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들은 반드시 인상돼야 한다. 차기 집행부에서는 3차상대가치 개편이 있는데 여기서 구체적 성과가 진찰료 부분에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41대 집행부는 현 집행부가 만든 의정협의 틀을 이어받아 충분한 협상과 이해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한번에 합의 결과를 발표하기 보다는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도달하도록 협상 방식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의대정원 확대 논의 보다 코로나 안정화 우선

특히 최 회장은 현 시점에서 의사정원 확대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것은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 원점에서부터 재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4일 정부와 여당, 의협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을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안정된 이후, 의정협의체서 의대정원 확대 문제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공공의대 신설 논의는 지역 발전을 내세워 정치권에서 무분별하게 나왔다. 객관적 의사 수 추계를 내고 여기에 맞춰서 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또 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백신접종이 무사히 완료될 수 있는 논의가 우선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백신접종 계획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단 의협은 최대한 민간 협력을 하기로 했으니 거기에 따를 것"이라며 "백신 물량 계획을 세우는 정부와 직접 접종을 담당하는 의료계, 그리고 국민의 참여 이 모든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안에 총 8000만 접종을 해야 하는데 부작용과 사망사고 등 인과성이 밝혀지지 않았다. 백신과 관련된 사고도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백신접종은 어마어마한 과제다. 정부는 자극적 일을 벌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접종과 관련해 의료계 할일이 너무나 많다. 이 사업이 무사히 완료된 이후 의대정원 확대 얘기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사회운동 본업으로, 의사회 기여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의협을 떠나 어느 곳 어디서라도 의사사회가 발전하는데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최 회장은 "일부에서는 성과가 있었고 일부에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된 일도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은 회원분들의 지지와 적극적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장을 맡은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료정책 운동의 일환으로 의협 회장을 맡았지만, 퇴임 이후에도 의사회원들의 지지와 성원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일에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그 혜택은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협 회장을 마치고 난 이후에도 '정치사회운동'이라는 본업으로 돌아가 의사사회에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회원여러분들도 의협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많은 의견도 내야 한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집행부가 결정했을때는 단결하는 것도 중요하며, 강력한 행동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