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이상훈 회장 '자진 사퇴'… "질책 달게 받겠다"

대의원총회서 노조협상 따른 예산 미통과에 무거움 느껴

사의 표명을 했다가 철회, 회장 업무에 복귀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회장이 결국 사퇴를 공식화 했다. 이는 사의를 표명한지 일주일만으로 이 회장은 회장으로서 끝까지 소임 다하지 못해 회원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30일, 이상훈 치협 회장은 임원들이 있는 단체 SNS방에 심경이 담긴 장문의 글을 남기고 잠적을 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우울증약으로 버텨왔지만 요즘 자꾸 극단적 선택까지 드는 걸 보면서 이젠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끝까지 강건하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 평생 치과계와 31대 집행부 여러분께 마음의 빚으로 남을 것 같다"고 사퇴의 뜻을 비췄다.

여기서 이 회장은 "동료끼리 서로 격려해줘도 모자랄 판에 다퉜고, 그 사이 집행부의 위상은 서서히 추락해갔다"며 "대의원총회에서 예산안 미통과로 집행부는 불신임에 가까운 타격을 받았는데도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모든 책임은 통솔하지 못한 리더에게 있기에 제가 모든 걸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사의의 뜻을 담은 심경글을 올린 것을 확인한 치협에선 이 회장을 극구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진뿐만 아니라 대의원회 의장 등 치과계 원로들까지 이 회장을 만류하면서 설득했고, 이 회장 역시 마음을 다시 잡고, 회무에 적극 임하겠다고 한 지 일주일만에 결국 공식 사퇴를 선언한 것.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의 뜻을 밝힌 이상훈 회장은 "최근 몇 달간 집행부 내부 혼란과 대의원 총회 예산안 미통과라는 사태를 초래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원들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노조와 협약에 최종적 책임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무거움을 느끼며, 이에 회원 여러분께 죄송함과 함께 공식적으로 사퇴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출직 부회장 포함 임원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힘들더라도 새 집행부가 구성될 때까지 공백이 없도록 염치없는 부탁을 하겠다. 많이 부족한 협회장으로서 치과계와 회원 여러분께 큰 혼란을 드려 다시 한번 백배 사죄드린다. 끝까지 소임을 다하지 못한 비난과 질책은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상훈 회장의 임기가 약 1년 9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보궐선거가 불가피하게 됐다. 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유고 시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르도록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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