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구강 내시경수술’로 합병증 1% 미만

경희대병원 은영규 교수, 이산화탄소 주입하지 않고 흉터 없는 ‘내시경수술’ 적용

나비와 비슷하게 생긴 갑상선은 목의 정중앙의 아랫부분에 위치하며 혈관을 통해 우리 몸의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다. 이곳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것이 갑상선암이라 하는데, 대부분이 무증상이거나 목에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로 건강검진이나 갑상선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다.

2021년 발표된 국립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1999년 3,407명에서 2018년 2만8651명으로 약 8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환경적, 일부 유전적 요인 외에도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을 주요한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갑상선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의 4가지로 나뉜다. 갑상선 주위에는 △공기가 지나가는 기관, △성대를 움직이는 근육을 지배하는 반회후두신경, △핏 속 칼슘 수치를 높이는 부갑상선이 인접해 있다. 따라서 수술 후 자칫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쉴 수 있고, 사례가 들리는 흡인이 발생되거나 칼슘 수치가 떨어져 손발 저림 등의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 수술 시 정교함이 더 요구된다.

경희대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 은영규 교수는 “갑상선암의 예후는 좋지만 갑상선에 인접한 신경과 기관들로 인해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수술시 고려할 부분이 많고 정교함도 요구되는 까다로운 수술”이라며 “재발이 흔하고 암의 진행 상태에 따른 치료법의 차이가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전문 의료진을 통한 수술 전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보고에 따르면 10년 관찰 생존율이 97%에 달하는 갑상선 유두암은 갑상선암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조직검사를 했을 때 세포가 볼록하게 배열된 모습이 젖꼭지 모양인 것에서 유래됐다. 갑상선암은 암의 크기가 커지면서 성대 신경이나 기관, 식도, 후두와 같은 주변 조직으로 침투하는 경우가 꽤 있다. 또한 주로 림프성 전이를 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서 전이의 양상을 예측하며 수술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은영규 교수는 “2000년 일본에서 처음 갑상선암 내시경수술 논문이 발표되고 국내에서는 2001년에 처음으로 국제 논문 발표가 있었다”며 “이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선도적이며 많은 케이스의 갑상선암 환자에 대한 내시경수술을 시행해왔다”고 말했다.

은영규 교수는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는 2012년부터 갑상선암 환자 대상으로 내시경수술을 진행해왔고 기존 방식과 달리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하지 않아 그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시야 확보로 안정성을 높이는 등 환자 몸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까지 갑상선암 환자 대상의 내시경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1% 미만으로 환자 만족도가 높다”며 “목을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의 변화도 없고 외관상 흉터도 없어서 미용적인 면에서도 우수하여 갑상선암 내시경수술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갑상선암의 수술은 전절제 혹은 일엽절제(반절제) 방식이 있는데, 2mm 미만으로 암이 커지지 않거나 갑상선 밖으로 침범하지 않고 임파선이나 원격 전이가 없을 경우엔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 대신 능동적인 추적 관찰을 실시한다.

은영규 교수는 “추적관찰을 실시할 경우, 최소한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의 크기, 모양을 이전과 비교하는 등 전문 의료진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일부 환자에겐 암의 성장 속도나 전이 속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빠를 수 있어 의료진과 면밀히 살펴보며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은 교수는 “대한갑상선학회에서 발표한 치료 권고안에서도 알 수 있듯, 갑상선 내에 국한된 1cm 미만의 단일병소 갑상선암에 대해선 합병증 위험이 높은 갑상선 전절제술 대신 한쪽만 떼어내는 일엽절제술을 적용한다”고 말하며 “갑상선암은 종양의 크기, 주위 침범정도, 임파선 전이, 환자의 필요성에 따라서 환자에 따른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찾기 위한 고민이 항상 선행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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