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627억원 지원… 하반기 임상3상 진입 목표

[창간 55주년 기획1/ 제약·바이오업계 코로나19 백신개발 속도전] 정부 백신개발 지원 강화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 마련… '비교임상 허용'제재완화

정부가 올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에 총 2627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한 가운데 특히 국산 백신의 신속한 개발에 전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하반기 내에 국내 백신개발 업체들이 국산 백신 상용화를 위한 임상 3상에 진입을 목표로 다각도의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최근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 백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인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통해 현재 임상 1/2상 단계에 있는 국내 업체의 코로나19 백신이 하반기 중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백신은 수만명의 시험대상자가 필요한 일반적인 유효성 임상 3상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위약 대조군을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방식은 국산 백신 개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식약처 백신 심사 전문가들은 이미 허가된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을 비교하는 면역원성 비교 3설계를 제시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대규모 피험자와 위약 대조군 모집 없이 수천명 규모의 피시험자로 임상 3상 시험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대규모 참여자 모집이 필요한 기존방식의 임상 시험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46천명을 대상으로 한 비교 임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임상 비용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업체는 셀리드, SK바이오사이언스, HK 이노엔, 유바이오로직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큐라티스 등이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은 5개사의 7개 품목이 있고 모두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비롯해 기술지원, 예산지원, 임상 참여자 모집 지원, 원자재 공급 지원 등 범정부적인 지원을 통해 업체들이 최대한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교임상으로 검증한 우리 백신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WHO 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면역원성 지표를 활용한 비교임상 3상의 과학적 타당성과 규제에 대한 유연한 적용을 설득하면서 해외 규제기관들과 논의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식약처가 허가한 3개 백신 모두 해외 개발 백신으로, 국내 백신 개발은 민·관이 협력해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며 "정부는 모든 가능한 행정력과 재원을 동원해 개발 환경에 소홀함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니 업계도 최대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백신 개발과 연구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항체의약품 백신 내년 출시목표

정부는 코로나 19 치료제의 경우 연내 치료 가능한 약제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약물의 사용 범위 확대를 통한 약물 재창출 임상시험을 신속 지원하고, 확진자의 혈액을 활용한 항체의약품 및 혈장치료제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항체의약품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내 기업이 공동 연구 진행 중으로, 연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해 빠르면 내년 중으로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체계 운영 방안 계획도 발표했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공동단장으로 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설치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지원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에 신속히 범정부지원단 운영을 뒷받침할 실무추진단 및 사무국을 구성 범정부 지원체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도 완치자 혈액확보 간소화, 기관 IRB 면제 등 규제 적용 합리화, 유망과제 발굴, 재유행 대비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연구 등을 위한 감염병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AI 기반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구축, 공공백신개발센터(’20.10월 완공), 백신실용화사업단 등 연구 인프라 확충, 감염병 연구 국제협력 강화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차원 지원

아울러 신종 감염병에 신종 감염병에 대비해 차세대 치료제·백신 플랫폼 기술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특히 기술 융합형 컨소시엄 형태의 mRNA 백신 사업단을 운영하는 등 mRNA 백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선다.

개발-생산 기업 간 매칭·연계 협력을 지원해 개발을 촉진하고, -미 공동연구,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기업 간 공동연구와 위탁생산 등 기술의 조기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 5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백신 개발업체인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모더나는 화이자와 같은 mRNA 백신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강하고 부작용이 적어 접종 선호도가 높은 백신이다. 이미 한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 백신에 더해 모더나 백신의 국내 생산도 이뤄지면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홍유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