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 맞은 한국마사회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현재까지 한국마사회의 누적 매출손실액은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에 따르면, 당장 12월까지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최대 600억원의 차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금융기관을 통해 약 2천억원의 긴급 대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때 부유한 재정 여건 덕분에 ‘신의 직장’으로 부러움을 샀던 마사회는 현재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누적 적자로 인해 재정이 한계 상황에 돌입한 데다 전직 회장마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해임되면서 경마와 말산업의 존폐 위기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마사회 안팎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말산업 붕괴, 2만4000여명에 달하는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경마의 온라인 발매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는 낯설지 않다. 복권과 스포츠토토는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 8월부터 온라인 발매를 시작한 경륜과 경정을 감안하면 결국 국내 사행산업 중 경마만이 온라인 발매가 허용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경마가 중단된 가운데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불법사설경마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등 외국 경마 영상과 배당률 정보를 활용해 불법 배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경마 선진국들은 이미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한 이후 합법경마의 이용자가 증가하고 불법경마 이용자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은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온라인 경마 도입 여부에 대해 마사회의 매출 감소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경마는 비대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온라인 경마 도입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마는 경륜·경정 등 다른 사행산업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고 이용자 수도 많아 부작용 발생 시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시민단체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만큼 마사회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마사회는 온라인 발매를 위한 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관리점검체계를 이미 구축해 놓은 상태다. 온라인 발매 도입 주장은 단순히 고용 안정화를 위한 요구가 아니라 말산업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긴 목소리다. 불법사설경마를 줄이고 말산업 회생을 위해서 이제라도 정부가 온라인 발매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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