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원격진료가 되려면

[보건포럼] 이상훈 CM병원장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와 함께 하면서 전 세계가 모두 비대면을 향해 움직였다. 이는 코로나 시대가 끝나더라도 쉽게 변한지 않을 큰 사회적 변혁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예약을 할때 직접 전화로 교환원을 기다리기 보다는 앱을 통해 이를 거치지 않는 예약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스트레스와 번거로움을 피하려는 현대사회의 큰 흐름으로 봐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는 이 같은 경향을 더 강화시켰다.

결국 이제는 비대면이 기본이 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정부 역시 그간 꺼내왔던 '비대면 진료'라는 카드를 내세우면서 머지않아 중요한 진료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 ‘원격진료’라고 불리는 이 진료방법은 원래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지역이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 인구를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향후 이 같은 원격진료가 좀 더 확대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대한민국이 원격진료의 선구자가 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촉발된 비대면 사회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으며, 세계적으로 트랜드가 됐을 때 우리가 이를 수용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그런 시대가 금방 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와 방향을 설정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나라마다 보험, 의료정책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지않고 진료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원격의료는 어디까지나 의사가 자신의 지식을 총 동원해 환자들에게 최대의 조언을 해주는 수준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에게는 '오진'이라는 단어를 써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최대의 조언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다.

특히 비대면 진료는 어디까지나 비용을 따르는 합법적인 수단이 돼야 한다. 최고 전문가의 수준 높은 지식을 듣는 것이므로 그에 합당한 수준의 비용도 책정돼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곧 진료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수가체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원격진료가 진료의 연장선상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장기관리가 필요한 성인병에 해당하는 당뇨환자의 경우, 향후 기술 발달로 홈케어 장치를 이용해 혈액 내의 당 수치 등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혈액 검사 결과를 병원이 오지 않고 서로 공유하면서 약의 조절을 해줄 수도 있다. 변화된 약만 처방하면 되므로 약은 비대면으로 배달도 가능해진다.

다만 비대면 진료로는 알 수 없는 다양한 당뇨 합병증을 발견하지 못하는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필자가 설명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의 예시는 아주 다양한 방법론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료계와 보건당국의 합의를 이끌어내기에는 적어도 몇년 이상 걸릴 듯 하다.

기술의 변혁은 너무나 빠르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비대면 진료를 시작하는 환경이 될때까지 만족스런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의료계와 보건당국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그에 대비, 논의를 미리할 수 있는 건강하고 발전된 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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