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에 고사 위기인 '이비인후과', 수가 현실화 절실"

이비인후과의사회 "진찰·처치행위가 기본진찰료 포함, 수가 현실화뿐 아니라 새 항목 신설해야"

"피부 미용이 아닌 필수 진료에 대한 수가 현실화를 통해 동네의원의 경영 위기 탈출을 위한 긴급조치가 필요합니다."

이비인후과는 과 특성상 호흡기질환과 관련이 커 코로나19가 심각해지자 더 큰 타격을 입은 상황. 이에 이비인후과의사회들이 고사 위기에 처한 이비인후과 1차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가현실화와 신설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수가체계에서는 대부분 진찰 및 처치 행위가 기본 진찰료에 포함돼 원가 보전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지난 2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했다.

황 회장은 "이비인후과 의사는 상기도 질환 전문가로 코로나19에 맞서 국민 건강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전투병들이다"며 "상기도 감염 진료에 새로운 감염관리료 신설 등 위험 노출에 대한 지원 및 보상이 필요하며, 보호구 착용 시 검사와 격리를 면제하는 등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새로운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또 국민건강보험 통계자료를 언급하며, 지난 2020년 상반기 동안 상기도감염의 진료건수를 분석해보면 이비인후과가 384만 건, 내과가 199만 건, 소아청소년과가 146만 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중에서도 이비인후과가 급성상기도 감염을 가장 많이 진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서 이비인후과 외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 반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황 회장은 "이같은 지표만 보더라도 사실상 이비인후과 개원가의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며 "또 지난해 2분기 전국 이비인후과 의원 2570곳 중 약 75%가 코로나 환자가 다녀간 것만으로 방역조치를 당했다. 과 특성상 비강, 구강 확인이 불가피한데 의사가 KF94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진료 중 환자가 마스크를 벗으면 자가격리를 당했다. 문제는 ‘확진자 방문 병원’이라는 낙인까지 찍혀 자가격리 이후에서 환자들의 발길이 끊긴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에 의료진 격리문제, 감염 진료소 국민 불안 해소문제, 감염 의료진에 대한 보상과 예우문제, 손실보상과 수가문제 등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행정적 뒷받침과 정책적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결국 이비인후과 외래 진찰 및 처치 행위에 대한 수가 현실화와 수가 신설을 통한 충분한 보상만이 고사 위기의 이비인후과 1차 의료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타과 진료와 달리 이비인후과는 맨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귀, 코, 목의 함몰된 다양한 구조물을 진찰하고 처치하는 진료의 특성이 있다. 따라서 내시경, 현미경, 비경, 이경, 석션기, 면봉, 설압자 등 외래 진찰 및 처치에 필요한 기구 종류가 많고 기구 구매 및 소독 등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유지비용이 다른 진료과에 비해 상당히 높다. 하지만 제반 비용들은 수가에 반영돼 있지 않다는 지적.

황 회장은 "현 수가 체계는 모든 진찰 및 처치 행위를 기본 진찰료로 묶어, 원가보전조차 안 되는 저수가로 인해 많은 이비인후과 의원들이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의사회는 △외이도와 비강 처치 수가 △이명, 어지럼증, 코골이와 무호흡, 인후두역류 질환 척도 검사 수가 △이명 및 천식 교육 상담료 수가 △음차 검사, 두부충동검사 수가 등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 회장은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여되는 코와 귀의 수술 수가는 다른 진료과 수술 수가의 절반 수준"이라며 "전반적인 이비인후과 수술 및 처치 수가의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비인후과 일차의료는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의료 분야"라며 "낮은 수가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비인후과 일차 의료는 붕괴 직전에 있어 적절한 수가 인상과 신설을 통해 이비인후과 일차 진료가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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