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완치' 가능성 열리나… '4세대 표적항암제' 개발 나선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애시미닙' 3상 국제임상시험 아시아 최초 시행

 

의정부을지대병원이 불치병 영역에 있던 '만성골수성 백혈병' 완치에 도전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동욱 교수는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를 목표로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의 3상 국제임상시험을 아시아 최초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는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다.

김동욱 교수는 "그동안 표적항암제 치료를 통해 생존율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 왔다"며 "하지만 평생 표적항암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부담,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 또는 내성 발생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항암제 치료중단 및 완치를 목표로 각국에서 끊임없이 신약 개발과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까지는 기존 표적항암제에 부작용 또는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애시미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했다면, 이번에 시작하는 연구는 처음 진단된 환자에게 적용함으로써 ‘완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줄기세포가 BCR-ABL1유전자 발생에 의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병이 진행될수록 원인 모를 열, 심한 체중감소, 골관절 통증, 출혈·감염, 타 장기로의 전이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과거에는 평균 6~7년의 생존기간을 보였으나, 2001년 개발된 표적항암제의 적용 이후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고 이어 2, 3세대 표적항암제가 개발되어 장기간의 생존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평생 표적항암제를 복용해야 하며, 약 10~15%의 환자는 돌연변이 때문에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급성기로 진행해 6~9개월 이내에 사망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은 기존의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없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2014년 첫 임상시험이 미국의 앰디앤더슨암센터와 의정부을지대병원 김동욱 교수팀에 의해 시작됐고, 지난 7년간의 연구를 통해 그 안정성과 효능이 이미 입증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처음 진단된 초기 환자에게 2세대 표적항암제와의 비교·연구를 통해 진행된다.

애시미닙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TKI(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 계열 4세대 표적항암제로서 암 단백질을 표적 공격하는 기전은 기존의 1~3세대 표적항암제와 전혀 다르다.

즉, ATP 결합 부위를 차단하는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애시미닙은 BCR-ABL1 암 단백질의 미리스토일 부위에 결합함으로써, 기존 표적항암제에서 발견된 내성 돌연변이의 상당수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애시미닙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존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 3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처음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국제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임상시험의 아시아 최초이자 전세계 두 번째 연구기관인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24일 첫 투약 환자를 시작으로 향후 약 5년간 지속적인 환자 등록 및 결과분석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이번 4세대 표적항암제의 초기임상시험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완치 가능한 질환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결과가 1년마다 발표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결과를 바탕으로 완치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도 디자인 될 것"이라며 "이렇게 완치를 목표로 하는 다양한 임상 연구들로 인해 어떤 방법이 완치를 시키는데 효율적인지 정립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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