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0대 분자의학잡지가 된 EMM 이야기

[보건포럼] 서정선 서울대학교 분당병원 석좌 연구교수

서정선 서울대학교 분당병원 석좌 연구교수

해마다 6월말이면 JCR (Journal Citation Report)에서 전세계잡지 총 2만8000개의 영향력지수(IF,Impact Factor)가 발표된다. 올해 발표에서 한국 의과학잡지 EMM(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은 영향력지수 12.178로 실험의학분야에서 세계10대 잡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EMM이 국내의학잡지중 최초로 탑 저널의 평가기준인 10점대 영향력지수을 돌파한 것이다. 지난 7월21일에 강남의 한 호텔에서 100여명의 의과학자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촐한 축하모임을 가졌다. 대부분 국내의학저널들이 SCI(Science Citation Index,과학인용지표)에도 포함되지 못한 상태에서 EMM이 일본과 중국의 모든 의학저널들을 물리치고 세계10대잡지와 아시아 최고잡지로서 우뚝 서게 된일은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포항공대 브릭(BRIC)은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코너에서 IF 10.0이상의 외국저널에 출판한 연구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한해 EMM에 실린 100명이상의 한국인 과학자들 모두가 한빛사에 소개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EMM)은 1964년 대한생화학회가 국내 세번째로 창간한 실험의학저널이다. 1976년 편집장이셨던 고 심봉섭교수(가톨릭의대)는 한글잡지를 영문판으로 바꾸고 외국과의 교류확대를 강화하셨는데 이 전략은 아직도 EMM정신으로 계승되고 있다. 그리고 1995년 생화학회가 임상의사 학회개방정책으로 회원수를 2000명으로 늘리고 2008년 학회통합으로 1만7000명 회원의 대형학회로 된 것도 EMM 발전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됐다.

1996년 운영위원장이던 필자는 편집간사였던 주대명교수(가톨릭의대,현 EMM편집위원장) 그리고 이용성총무간사(한양의대)와 함께 생화학학회지 잡지명을 실험분자의학(EMM,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으로 개칭했다. 2002년에 EMM은 대망의 SCI에 가입이 허용되면서 국내 최고잡지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EMM IF는 5년 이상 2.0중반에서 횡보하면서 마의 3.0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2011년말 필자와 주대명편집위원장,김종일교수(서울의대) 그리고 최경호교수(서울의대)등은 영국 네이처지 측과의 힘든 줄다리기 끝에 EMM을 네이처 출판그룹잡지(Nature publishing group)에 편입시킬수 있었다.

놀랍게도 네이처지 편입후 2년만인 2013년부터 EMM은 다시 IF 3.0을 돌파하고 2015년에는 당시로서는 꿈의 5,0을 넘기게 되었다. 그후 다시 IF 5.0대에서 4-5년간 횡보하면서 좌절을 겪기도 했으나 결국 작년에 8.7을 기록하고 올해 드디어 기적(?)의12.1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EMM은 투고논문수가 년 1000편을 상회하면서 13명의 편집간사들과 50여명의 국내외 편집인들의 엄격한 심사로 1년에 약 200편 안쪽으로 출판하고 있다. EMM은 인위적인 영향력지수증가를 위해 년 출판 총논문수를 줄이는 국내외의 잡지들과는 확연히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 한해 출간 논문이 300편이 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암이나 유전체등의 분야에서 EMM 자매지 출간도 가능해 질 것이다. 

이날 필자는 주대명교수와 함께 "EMM의 역사,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강연을 했다. EMM으로 개칭된지 26년만이고 네이처지 편입 11년 만에 12점대의 IF을 갖게 되었지만 우리는 가깝게는 5년안에 EMM이 IF 20.0을 돌파하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뛰어넘는 날을 보게되기를 꿈꾸면서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EMM으로 거듭나기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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