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천연오일' 인기… 러시아 '두피·모발케어' 관심

[글로벌 뷰티 트렌드] 양국 주요 유통·홍보 채널로 사투·텔레그램 급부상

카자흐스탄 뷰티 시장에서 최근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오일(oil)'이다. 주로 겨울에 많이 사용됐던 오일이나 오일 성분 제품이 여름에도 여전히 인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연 오일은 높은 온도와 강한 햇빛과 같이 외부로부터 자극받은 피부에 항염, 진정효과가 있는 것으로 소개되면서 관련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계절 특성을 반영한 가벼운 제형의 페이셜 오일뿐만 아니라 바디, 헤어 오일까지 다양한 품목군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 러시아에서는 헤어케어도 스킨케어처럼 보다 세심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두피와 모발도 피부처럼 관리한다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 주요 헤어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살리실산 등으로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해 페이셜 케어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헤어케어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를 뺀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화학적 계면활성제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과 천연 샴푸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설페이트 프리' 샴푸를 내놓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2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6호'에서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뷰티시장 트렌드를 집중 분석하고 이들 국가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을 위한 홍보·마케팅 정보를 공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성분은 비타민으로 색소침착이나 노화, 여드름, 건조 등 피부 고민별 다양한 비타민 화장품의 수요가 높다. 비타민 C가 가장 인기 있는 성분으로 꼽히며, A, B. C, D를 모두 배합해 여러 효과를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멀티제품도 눈길을 끈다.

홈케어에 관심이 큰 카자흐스탄 소비자들은 시트, 워시오프 등 다양한 형태의 안티에이징 마스크를 많이 사용한다. 가격대가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한 시트 마스크와 하이드로겔 아이 패치 제품이 특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 시즌을 맞아 현지 여성들 사이에서 페이셜 필링 제품과 바디 스크럽에 대한 관심도 높다. 피부 타입과 고민에 맞춰 성분 배합을 다르게 구성해 다양한 필링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도 인기다.

현지 뷰티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 메이크업의 주요 특징으로 언더 라인, 글리터, 멀티 컬러 아이섀도 등을 꼽고 있다.

카자흐스탄 소비자들은 좀 더 좋은 품질의 한국제품을 선호한다. 5~6년 전에는 미샤, 홀리카 홀리카, 더샘 등 저렴한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닥터자르트, 메디힐, 헉슬리 등 가격대가 좀 높은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에는 현지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크게 미쳤으며, 저렴한 가격대의 귀여운 패키지의 브랜드들은 10대들의 화장품으로 인식되는 추세다.

연구원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화장품은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고 성장 가능성도 크다"며 "천연 오일, 비타민 등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성분을 바탕으로 스킨케어 카테고리를 우선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러시아에서는 값비싼 뷰티 살롱 대신 싸고 간편한 홈케어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증가하면서 관련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셀프케어용 시트 마스크, 하이드로겔 아이 패치, 마사지 도구, 미용기기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네일과 헤어케어 카테고리에서도 프로페셔널 케어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로부터 자외선, 환경오염과 같은 외부 유해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피부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자극받은 피부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과 안티 스트레스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현지 여성들의 여름 스킨케어 필수템으로 항산화 세럼, 온천수 미스트, 선스크린이 꼽히는 가운데,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C를 함유한 세럼의 수요가 특히 높은 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러시아 화장품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에스티로더, 로레알, 시세이도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 세포라가 영업을 중단했고,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의 접속이 차단되면서 텔레그램이 주요 마케팅 채널로 부상했다.

현지 전문가에 따르면 러시아 브랜드들은 점차 해외 브랜드를 대체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루블 환율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화장품 가격 역시 상승하는 추세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러시아 현지 브랜드들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연구원은 "한국 특유의 스킨케어 성분을 활용한 전문 헤어케어 제품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최근 글로벌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을 떠나면서 로컬 브랜드와 CIS, 중국, 터키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중단기적인 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현지 상황 대한 평가를 덧붙였다.

한편 양국의 주요 유통·홍보 채널로는 사투(카자흐스탄)와 텔레그램(러시아)을 꼽을 수 있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에서 가장 효과적인 유통·홍보 채널로 인기있는 사투와 텔레그램

사투(Satu)는 카자흐스탄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로 약 1200만개의 제품이 입점, 판매되고 있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투에서 판매된 제품군 중 미용과 건강제품 비중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구매자의 리뷰와 판매자의 응대 방식, 배송 기간, 가격, 기타 서비스 등 세부 평가 결과에 따라 판매자 등급을 적용하고, 구매자가 결제를 완료했지만 판매자가 배송하지 않은 주문에 대해 최해 5만 텡게(한화 약 14만원)을 환불해 주는 '구매자 보호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와 신뢰를 받고 있다.

텔레그램(Telegram)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메신저로 2013년 출시 이후 비영리 정책을 추구했지만,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근 수익모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수익 모델로 메신저에 광고 플랫폼을 도입했으며,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메시지 노출이 가능한 것도 효과적인 홍보채널로 각광받는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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