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불짜리 나의 몸설계도가 펼칠 건강100세

[보건포럼] 서정선 서울대 명예교수

서정선 서울대 명예교수

지난 9월 말 나는 미국 샌디에고 학회에 약 1주동안 다녀왔다. 3년만에 첫 해외여행이다. 그동안 팬데믹으로 학회도 온라인으로 참석했으나 이번에 연이어 개최된 지놈 헬스 서밋과 일루미나 지놈포럼에는 오프라인으로 직접 참여하게 됐다.

코로나 고위험군에 속하는 나의 나이때문에 미국여행을 망설이기도 하였으나 일루미나측의 신형 DNA분석 기술 출시 이벤트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을 거절하기도 어려워 결국 수락했다. 더욱이 학회 며칠전 급히 마련된 신형 노바섹 X 출시 줌 미팅에서 일루미나측에 의해 최초기기 론치파트너(Launch Partner)로 한국의 마크로젠그룹이 선정된 것도 내가 미팅 참가를 하게 한 중요이유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론칭파트너로는 세계최고 지놈 연구기관인 브로드연구소,뉴욕소재 리제네론사,그리고 아이슬란드 디코드사까지 세군데가 더 선정됐다. 더욱이 마크로젠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론칭파트너가 되었다. 둘째날 약 천여명의 지놈연구자와 의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일루미나의 프랜시스 드소자회장은 지금이 인류 역사의 중요순간이라며 지놈시대를 선도할 새기술 노바섹 X의 출시를 선언했다. 

프랜시스는 강연중반에 한국의 마크로젠그룹의 궁극적인 목표인 78억 인류 모두에게 DNA 몸설계도를 주는 일이 이제 X의 출시로 가능해 졌다는 말을 하여 나를 감동시켰다. 이 기술의 도입으로 파트너들은 일년에 10만명이상의 전장서열분석이 가능해졌다. X기술은 속도는 2배이상 빠르고 풀로우셀 용량은 2.5배 증가하고 또 기계에 내장된 서버와 자체 알고리즘으로 빠른 분석을 가능하게 한 엄청난 기술혁신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약값이 기가당 2불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1인당 10만원대에서 자신의 몸설계도를 확보할수 있는 본격적인 지놈시대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디지털의료혁명을 기다리던 의료계에 희소식이 될 것이다. 이미 기가당 1달러를 선언한 울티마와 중국 BGI 와의 지놈 저가경쟁은 이제 피할수 없는 상황에 돌입한 듯이 보인다.

롱리드 서열 분석기를 제조하는 PacBio사도 최근 HiFi기술을 개선시키고 Epigenome 분석에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대형회사뿐아니라 최근 스타트업회사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샌디에고지역 스타트업인 싱귤라 지노믹스사와 엘레멘트 바이오사를 방문했을떄 대표 및 창업자 또는 담당부사장들의 자신감과 기술에 대한 확신은 미국 DNA산업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마지막날에 두개의 키노트 강연이 있었다. 하나는 23&Me의 창업자인 앤 워시스키가 하였고 다른 하나는 미국 암학회 CEO인 캐런 넛슨의 강연이었다. 앤은 지노타이핑기술로서 사람들을 연결시켜 지놈시대를 이끌어가는 거인중 한사람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무리 좋아도 23&Me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보여주었다.

카렌은 암연구에서 DNA분석기술이 큰기여를 하기 시작하고 이제 이 기술로 암을 이겨낼수 있는 Moonshot이 바로 가깝게 다가와서 언제든 우리를 도와줄 수 있으니 정책적 결정만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지놈포럼에 참석한 많은 지놈전문가들은 코로나와 만성병등 인류의 난제들의 해결책이 DNA서열분석기술의 발전에 있음을 실감하였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각개인의 100불짜리 DNA몸설계도로 건강100세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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