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전 국민 심리치료 시급

[기자수첩]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이태원 압사사고는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을 즐기러 나왔던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예기치 못한 사고에 아까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져 추모하고, 정부는 수습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참사가 벌어진 장소가 서울 한복판이라는 점도 충격을 더했다. '바다 위 여객선'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의 차이다. 이태원 참사 발생 장소는 누구나 방문하는 익숙한 공간에서 일어났기에, 유사한 참사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희생자들에 대한 조롱과 혐오가 넘쳐나고 있다. 희생자들이 참사 당시 입고 있던 복장이나 분장을 희화화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의료계는 SNS로 사고 영상과 사진을 퍼나르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참사로 인한 추가적인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참사로 인한 심리치유가 그만큼 절실해서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참사현장의 슬픔에 이어 심리적 후유증을 시달리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하는 급박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보건의료단체도 각종 현안들을 뒤로한채 이태원 참사에 숙연해진 분위기다.

이에 더불어 의료계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제2, 제3의 피해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상자와 트라우마를 겪는 유가족, 국민들을 위해 의료계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우선 의료계는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할 것을 권했다. 또 자신의 심리상태 변화에 주목하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로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느낄 경우엔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각종 언론에서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치책 마련 등을 보도하고 있다. 물론 세월호 이후 이태원 참사를 또한번 겪으면서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할 수 없도록 재난관리시스템을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마음을 합쳐 희생자를 추모하고, 부상자들의 상처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야 할 때다. 이와함께 미디어를 통해 현장을 적나라하게 접한 많은 국민들이 정신적인 충격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의 정신건강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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