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지종 젖소 보급 확대...낙농 경쟁력 강화

서울우유·아이배냇·SPC 등 도입…다양한 제품 출시

최근 저지종(Jersey) 젖소에 대한 국내 낙농가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젖소 보급과 유제품 가공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홀스타인 젖소에서 우유를 생산해 납유하는 낙농가부터, 체험과 유제품을 직접 가공·판매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국내 저지종 젖소 사육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따르면, 2017년까지 총 67마리에 불과했던 국내 저지종 등록 개체 수는 올해 360마리를 넘어섰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저지종 젖소의 국내 도입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번식, 성장, 원유 특성을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9월 현재 총 72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저지종 젖소는 영국 저지섬(Jersey Island)에서 기원한 품종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낙농 선진국인 영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을 비롯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육되고 있다.

저지종 소들은 신선한 목초, 깨끗한 공기와 함께 자연방목으로 길러지고 있으며, 저지섬 내의 엄격한 수입규정에 따라 순혈통과 매우 우수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하고 있는 저지종은 얼룩 젖소로 국내 젖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홀스타인종보다 더위에 강하고, 사육에 필요한 물과 필요면적이 적다. 분뇨와 온실가스 생산량도 적어 보다 친환경적이다. 또 우유 성분 중 고형분 함량이 높아 유제품 가공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연구원의 채동렬 연구위원도 정책소식지(G-BRIEF) 제107호 '섬에서 소를 키우자: 영국령 저지섬 낙농업사례의 시사점'을 통해 "저지우유의 품질이 우수한 것은 저지섬의 낙농업자들이 약 250년 동안 저지소의 형질을 보존하기 위해서 협력해온 결과다.

저지섬 농업원예단체인 RJAH(Royal Jersey Agricultural and Horticultural Society)는 1866년부터 저지소의 혈통유지를 위해 저지소 등록부를 만들어서 모든 저지소의 혈통을 기록하고 모니터링 사업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저지섬 내부에서는 순수혈통이 아닌 교배종의 소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홀스타인종 대비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유지방과 유단백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저지종의 원유는 모유, 산양유에 존재하는 A2단백질 함량이 높아 소화흡수에 용이하다. 버터, 치즈, 생크림 등 유가공 제품을 만들 때도 부가가치도 높다.

실제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저지종 24개월령 저지종 체중은 홀스타인 대비 70% 수준, 하루 우유 생산량은 66%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유지방 함량은 5.3%, 유단백은 3.7%으로 홀스타인종(유지방 4%, 유단백 3.3%)보다 높았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하고 있는 저지종은 홀스타인종에 비해 고온에 강하고, 우유 성분 중 고형분 함량이 높아 유제품 가공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Jersey Dairy 홈페이지]

 

이같은 우수성을 발판으로 국내 저지종 젖소의 보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제주시도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기존의 홀스타인종 젖소를 저지종 젖소로 교체하기 위한 5개년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뉴딜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히며, 올해 지방비 2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2018년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시작으로, 2020년 아이배냇, 2021년 SPC까지 각양각색의 제품을 출시했다. 원유의 차별성을 앞세워 아이스크림, 우유에 이어 분유, 도넛까지 선보이는 제품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는 추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저지종 확산과 함께 낙농산업을 지탱하는 대체 품종으로서의 저지종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저지종의 우수한 원유를 활용한 다양한 종류의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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