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식용곤충'을 주목해야 하는가?

농촌진흥청 곤충양잠산업과 서민철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서민철 농업연구사

유엔(UN)의 세계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경 세계인구는 약 90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육류 소비 또한 2018년 340만톤에서 매년 1.3%씩 늘어 2050년에는 455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전통적인 축산물 생산 방식의 한계로 육류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나라가 육류를 대신할 식량자원을 찾는 일에 노력을 쏟고 있다. 식용곤충은 그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식용곤충을 식품 또는 전통적인 축산물을 대신할 식량자원으로 개발하는 데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곤충은 1kg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한 사료량, 물 소비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으며, 작은 면적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생산효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또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무기질 등이 풍부해 영양학적 가치도 우수하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적으로 많은 인구가 곤충을 식용으로 활용해 왔으며, 곤충 식용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용곤충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곤충을 이용한 단백질바, 패티는 물론 곤충 단백질 추출 가공제품 등이 출시돼 판매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곤충법제화 등 정책을 세우고 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식용곤충 산업화와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허용된 식용곤충은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풀무치 등 10종이며, 식용곤충으로 만든 가공제품도 180종 이상 개발돼 출시됐다. 

최근에는 식용곤충의 풍부한 단백질을 이용해 환자의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고단백 항암치료식, 케톤식, 간질환식, 위장질환식 등 환자식 메뉴가 개발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고소애 단백질은 수술받은 환자의 면역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농촌진흥청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함께 항암치료를 받는 췌담도암‧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소애 장기복용에 따른 항암치료 순응도와 영양지표 개선 임상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소애 섭취 환자군의 단백질 섭취율과 세포 건강도가 비섭취 환자군보다 각각 20%, 10%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렇듯 식용곤충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활용 분야를 넓히기 위한 연구로 식용곤충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식용곤충으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은행(World Bank)과 손을 맞잡았다.

얼마 전 세계은행 아프리카농업팀이 한국의 곤충산업을 돌아보기 위해 농촌진흥청 연구 현장과 식용곤충 생산 농가, 유통 현장을 방문했다. 농촌진흥청과 세계은행은 기후변화 등으로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는 아프리카의 기아를 해결할 목적으로 남수단, 케냐 등에 식용곤충 생산을 위한 한국의 곤충산업 육성 경험을 공유하고 식용곤충 생산기술 전수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인류는 여러 곤충을 먹어왔다. 세계 곳곳의 유적이나 화석에는 인류의 길고 긴 곤충 식용의 역사가 남아있다. 그리고 이제 식용곤충은 우리의 건강을 지키고 인류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꼭 필요한 자원으로 그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이 의약품, 신소재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당당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식용곤충 발굴과 관련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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