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의료인이 주인인 의협, 회원 관심이 발전의 길"

인터뷰/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대한의사협회는 14만 의료인의 것입니다.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며 관심을 가짐으로써 협회는 힘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제73차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새롭게 의장으로 선출된 박성민 의장이 지난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대의원회는 회원 민의를 대변하고 반영하는 조직으로 만들어달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자신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경청하고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토론문화를 만들어 품위있는 대의원회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8일 의협 출입기자단은 박성민 의장을 만나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들어봤다. 

지난 2021년 4월25일 제30대 대의원회 의장으로 당선된 박 의장은 임기 첫해부터 코로나19 유행으로 활동에 제한이 많았다. 또 코로나19가 해제되고 난 이후에는 간호법 제정으로 인해 많은 혼란이 찾아왔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임기를 앞두고서는 의대증원이라는 의료계 최대 난관에 부딪히며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박 의장은 "의대증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차기로 넘어가게 되어 아쉽게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임기초 회원과 소통과 화합을 기치로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는데, 몇몇지역은 아직까지 진영 논란이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집행부는 의료인 면허박탈법 폐기 또는 대폭 개정을 입법부 혹은 정부와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핫이슈인 의대증원 문제는 비대위가 잘 대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의협 집행부-대의원회, 각기 다른 업무 가진 양대 '축'

이날 박 의장은 대의원회 존폐를 거론하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대의원회는 집행부와 함께 의협을 떠받치고 있는 양대 축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내에서는 회장 직선제 전환 이후로도 대의원회 선택이 회원 민의와 동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한 언급이다. 

그는 "의협은 회무를 집행하는 집행부와 집행부가 회무 집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협조와 견제를 하는 대의원회로 구성돼 있다"며 "작은 조직의 경우 집행부가 대의원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의협과 같이 큰 조직에는 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로 구성된 대의원회의 필요성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의 민의는 14만이라는 많은 수이기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고, 대의원회의 결정은 다수 회원의 민의를 따라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며 "소수의 의견을 존중해야하지만, 일부 강성 회원들의 뜻이 모든 회원의 뜻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모든 대의원들이 본인이 속한 지역이나 직역의 회원들 목소리를 듣고 대의원회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대다수 회원의 뜻이 대의원회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대의원회의 존폐에 대해서는 약 10년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의원회는 집행부와 함께 협회를 떠받치고 있는 양대 축으로 하나가 없으면 당연히 협회는 무너지게 돼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결국 대의원회와 집행부가 협회를 위해 서로 협력과 견제를 하면서 조화롭게 발전해 나가야한다는 것. 

박 의장은 "집행부와 대의원회는 서로 싸우고 경쟁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번에 당선인과 이런 발언에 대한 얘기를 진행했다. 당선인께도 제가 개인적으로 부탁해 뒀으며, 잘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활동 '긍정' 평가, 존속여부는 총회에서 결정 

이와함께 최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된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의대증원 정책이 발표된 이후 의협은 급격한 내부 변화를 겪었으며 결국 이필수 회장은 사퇴를 했다. 이에 의협 대의원회는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증원 정책 저지 비대위를 구성하며 현안 대응에 나섰다. 

현재 김택우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의대증원 정책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박 의장은 비대위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의장은 "김택우 위원장을 비롯한 각 분과위원장들, 그리고 비대위원들의 수고에 감사드리며,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여러 산하단체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도 하나로 잘 뭉쳐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의대증원 정책으로 인해 전공의, 의대생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전 조직분과위원장의 면허정지 처분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박 의장은 비대위의 임기 연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하면서 "모든 회무를 새 회장 주도 하에 집행부가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의협 비대위는 이달 말까지로 임기가 정해져 있고, 제76차 정기총회에서 비대위 해산 혹은 임기 연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비대위의 설치와 해산에 대한 권한은 총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이번 정기총회에서 비대위 존속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새 의협 집행부가 구성됐으니, 모든 회무는 회장 주도하에 집행부가 맡아야 한다. 총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의결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우려하는 점은 현재 비대위와 잘 소통하고 있는 대전협, 전의교협과의 관계가 조금 걱정이 된다. 이는 어떤 회무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신뢰를 통한 인간관계로 이뤄지는 것으로 임 당선인과 집행부가 이러한 점도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의장은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전 조직강화위원장의 의사 면허정지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면서, 3개월간 면허가 정지되는 상황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박 전 위원장의 면허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며 "아쉬운 부분은 법원이 법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일어나지도 않을 사회적 혼란을 예상하고 내린 사회적인 판단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현택 당선인이 후보 시절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김택우 위원장에게 급여를 지급해야한다고 했는데, 두 분에 대한 급여지급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협회를 위해 일하다가 일어난 불이익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급여지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경제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해 또한 무시할 수 없고, 두 분의 가족 또한 많은 피해를 받았거라고 본다"며 "김택우 위원장, 박명하 전 조직강화위원장에게 감사와 위로를 보내고, 가족분들에게도 협회를 대신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7~28일에는 제76차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된다.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들이 1년 동안 의협의 활동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1년을 대비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다양한 안건들도 총회에 산정돼 있는 상태다.

박성민 의장은 올해 정기총회에 상정된 안건들에 대해 "매년 비슷한 안건이 올라오는데, 몇몇 안건들을 소개하면 '대의원회 수임사항이 유연해야 한다'는 안건이 올라왔다"며 "아마 의대 정원 증원 관련 때문에 나온 안건으로 생각되는데, 오히려 집행부에 주는 수임사항의 표현은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집행부에 위임한다' 등의 표현은 후에 감사나 총회 때 집행부 회무 보고 시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의무, 홍보분과에 올라온 안건 중에 '의료기관의 제증명 수수료 현실화'가 있는데, 이 안 건은 새 집행부에서는 역점을 둬야할 안건"이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 현장에서 회원들의 불만이 많고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하게 적용되고 있다. 수수료 인상은 물론,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서류에도 많은 문제가 있어, 올해 정부와 협상할 때 반드시 관철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보험, 학술 분야에도 수가 정상화, 처방료 부활 등 많은 안건이 올라와 있다"며 "특히 수가 정상화는 정부에서 약속한 사항이므로 좋은 결과를 기대해보려고 한다. 특히 필수의료에 관해 정부에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령 및 정관 심의분과위원회에선 임총 발의요건 및 임원에 대한 불신임 요건을 강화하는 안건을 논의하려고 한다. 이는 운영위원회에서도 안건을 발의했고, 정관개정특별위원회에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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