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방치하지 말고 적기에 치료해야"

도움말/ 광안자모병원 함혜민 원장

누군가에게 아프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치질이다. 치질은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는 말로 치핵, 치열, 치루 등을 이르는 말이다. 치핵은 항문 내부에 배변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점막, 혈관, 근육으로 구성된 쿠션 조직이 다양한 원인으로 과도하게 부어 바깥쪽으로 돌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치열은 항문관이 찢어지면서 통증과 출혈이 발생하며, 치루는 항문선 안쪽과 항문 바깥쪽 피부 사이에 누공이 발생하여 분비물이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면 치질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치질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로 인해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은 출산 후 치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치료를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임신 중 치질 증상이 악화되면 편안한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없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태아에게 오히려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미리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임신 중 고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성들의 경우 임신 중 혹은 출산 직후에 치질 발병 사례가 흔하다. 이는 바로 임신 중 변비의 발생 그리고 태아 무게와 연관이 있다. 여성 호르몬에 의한 장 운동 지연 임신 기간 동안 부족해진 식이섬유 섭취량으로 인한 변비가 치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태아가 점점 커가면서 무게에 의한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항문 주위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만약 임신을 계획하거나 임신 중 혹은 출산 후 변비가 있고 배변을 볼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배변 시 끝이 개운하지 않고 잔변감이 남는 경우, 항문이 자주 가렵고 아픈 경우, 항문에 이물감을 느낄 때가 많은 경우, 항문 주위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치질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초기에 병원을 내원하도록 해야 한다.

치질은 초기에 좌욕이나 연고, 경구약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혹은 증상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심한 치질의 경우 결찰법이나 절제술 등의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절제술은 수술 부위에 남는 흉터나 상처가 적고 보다 빠른 회복을 도모할 수 있으며, 수술 후 출혈과 가려움증 등의 합병증 위험도 낮은 편이다. 

치질은 현대인들에게는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이것을 부끄러운 질환이라 생각해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편안한 임신 기간을 보내고, 안전한 출산과 더불어 출산 이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에 치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광안자모병원 여성 외과 전문의 함혜민 원장은 "그동안 치질 질환에 대한 진료를 받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져 치료를 미뤄왔던 여성들이 많은데 이때는 여성 외과 전문의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내원하는 것 역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부끄럽다는 이유로 참기만 해서는 증상을 개선할 수 없으므로 배변 시 불편함이나 통증, 출혈 등이 생겼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상태에 맞는 치료를 적절히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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