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적응증 확대… 치료 패러다임 전환

내분비요법 후 1차 치료서 mPFS 13.2개월 입증, 표적치료 기회 획기적 확장

항체-약물 접합체(ADC) '엔허투'가 HER2 저발현 및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환자의 내분비요법 실패 후 치료 단계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며 치료 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했다.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0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엔허투의 국내 적응증 허가 의미를 공유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최초 개발한 HER2 표적 데룩스테칸(DXd) 기반 항체-약물 접합체(ADC)로,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 상용화한 제품이다. 식약처는 지난 1월 19일 내분비요법 후 1차 치료로 엔허투 단일요법을 승인했다.

이번 허가의 핵심은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내분비 요법을 받은 HER2 저발현(IHC 1+ 또는 2+/ISH-) 및 초저발현(IHC 0+)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 단일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DESTINY-Breast06 연구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HER2 저발현 환자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3.2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 8.1개월보다 길어졌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 36~38% 줄였다.

서울대병원 임석아 교수는 내분비요법 실패 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환자군에서 1년 이상 무진행생존과 삶의 질 유지를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과 일관되며,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52.8% 발생했다.

HER2 초저발현군까지 치료 대상에 포함되면서 병리 진단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서울아산병원 공경엽 교수는 "전통적인 분류 체계에서 벗어나 병리 진단 단계에서 HER2 발현 정도를 보다 면밀히 평가하는 것이 치료 전략 결정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HER2 음성 중 희미한 염색을 확인한 'IHC 0+'를 구분하여 보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과거 'IHC 0'으로 진단됐던 환자 중에서도 HER2 초저발현이 있는 경우 표적치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유방암은 HER2 '양성'과 '음성'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어 왔다. 하지만 엔허투가 발현량이 극히 적은 저발현 및 초저발현 군에서도 효능을 입증하면서,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HR+/HER2- 환자군의 치료 경로가 재편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번 적응증 확대로 내분비요법 이후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해야 했던 환자들이 더 일찍 ADC 표적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의료계는 진단 기술의 정교화와 함께 엔허투를 중심으로 한 정밀의료 환경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가의 약제인 만큼 향후 건강보험 급여 확대 여부가 환자 접근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이현주 전무는 "엔허투가 그동안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유방암 영역에서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엔허투를 포함한 유방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임상 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며, 국내 유방암 치료 발전에 책임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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