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전직 공무원도 수억원 투자… '노화 관리' 선택시대 열리나
즐기세포·엑소좀 등 재생의학 기반 안티에이징 관심 확대
글로벌 투자 확산 속 '세포 수준 노화 관리' 대중화 흐름
최근 고령층에서도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의료적 안티에이징 치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늘면서 '노화 관리'가 선택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영국의 87세 여성 헬가 샌즈(Helga Sands)는 해외에서 재생 치료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 약 30만 파운드(약 6억 원)를 지불했다고 외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항산화 성분과 약물 치료,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치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샌즈는 인터뷰에서 "단순한 건강관리나 요양 목적이 아니라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받은 치료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비타민 섭취나 피부 시술 중심의 안티에이징과는 차이가 있다. 항산화 물질 복용과 함께 항암제 계열 약물인 다사티닙(dasatinib) 사용, 오존 주입 치료 등 세포 기능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샌즈가 재벌이나 기업가가 아닌 전직 공무원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의료 기반 안티에이징 치료가 특정 자산가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투자 확대… '세포 수준 안티에이징' 연구 가속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티에이징 연구는 피부 노화 개선이나 생활 습관 관리 중심으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세포 기능 자체를 개선하거나 건강 수명을 연장하려는 연구는 주로 대학 연구소나 일부 개인 후원 프로젝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기술 기반 기업가들이 관련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항노화 바이오 스타트업에 약 30억 달러를 투자하며 세포 수준에서 노화를 되돌리거나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챈 역시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ZI)를 통해 특정 질병 치료를 넘어 노화 자체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술 기업가들의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안티에이징 연구는 단순한 미용 영역을 넘어 재생의학과 바이오 기술 중심의 의료 분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방줄기세포 활용 재생 치료 관심 확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에서도 재생의학 기반 안티에이징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가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투여된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의 회복 환경을 개선하고 미세혈관 형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혈류 개선과 신체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지방 조직은 줄기세포 확보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방은 골수 대비 약 500배, 제대혈 대비 약 250만 배 많은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높은 수율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배양이 제한적인 국내 의료 환경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김대겸 병원장은 "과거에는 줄기세포 시술 비용이 매우 높았지만 전 세계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 확대 덕분에 점차 안티에이징 대안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방 조직은 줄기세포 수율이 높아 장기 보관이 가능해 미래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또 "노화가 질병 관리의 한 영역으로 인식되는 흐름 속에서 세포 기능 개선을 목표로 하는 안티에이징 치료 역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노화 관리에서 시기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김 병원장은 "노화 관리에는 늦은 시기가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확보 가능한 줄기세포의 수와 활성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능하다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채취하거나 보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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