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인 단체행동 금지 의료법 개정안 폐기해야"

"의료인 기본권 침해…필수의료 위기 해법은 처벌 아닌 지원"

의료계가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된 '의료인 단체행동 금지' 취지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해당 법안이 의료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필수의료 위기의 책임을 의료인에게 전가하는 강압적 입법이라며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10일 "국회에서 의료계의 정당한 단체행동을 금지하려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며 "이는 의료계의 정당한 목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부당한 입법 시도"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개정안은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고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하거나 방해할 경우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해당 법안은 의료인의 기본권을 억압할 뿐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필수의료 운영 부담을 민간 의료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미 현행 의료법상 강력한 제재 규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행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 따라 정부는 의료기관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나 폐쇄 등 강력한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의협은 "이러한 상황에서 단체행동 자체를 금지하고 형벌까지 규정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 규제이자 과잉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의협은 해당 개정안이 의료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며 "의사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가진다"며 "해당 법안은 직업 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헌법상 단결권·단체행동권, 집회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을 잘못 짚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는 필수의료 유지를 명분으로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필수의료 위기의 본질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보상 체계에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 없이 개인의 의지 표출을 제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정안에 포함된 '필수유지 의료행위' 개념 역시 모호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수유지 의료행위의 개념 자체가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의료행위의 범위조차 명확히 정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하위 법령인 보건복지부령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은 법률유보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필수의료 유지 책임 역시 국가의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은 "필수의료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며 의료인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처벌을 강요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과거 의료계 단체행동 상황에서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핵심 의료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강압적 규제는 필수의료 현장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기피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뿐"이라며 "이는 결국 국가 의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해당 의료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진정으로 필수의료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처벌과 규제가 아닌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처우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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